박병호, 26일 삼성전서 은퇴식

특별 엔트리 등록…플레이볼 이후 교체

“최형우·강민호와 방송 아닌 지도자 약속”

“선수 박병호 응원해줘서 감사드린다”

[스포츠서울 | 고척=이소영 기자] “언제 은퇴할 진 모르겠지만… 약속을 지켰으면 좋겠다.”

삼성에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친정 키움으로 돌아온 박병호(40) 코치가 동료 선수들에게 남긴 말이다. 그는 “잔류군 코치가 나에게 딱 맞는다”면서 “우리는 방송이 아닌 지도자의 길을 걷자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 코치는 26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은퇴식 기자회견에서 “사실 은퇴는 지난해했다”며 너스레를 떤 뒤 “이미 코치를 맡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막상 당일이 되니 설레는 마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 시절 은퇴식을 여는 선수들을 보면 정말 멋지고, 행복하게 야구 인생을 마무리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나도 그런 선수 중 한 명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키움은 삼성과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박병호도 특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야구선수로서 그라운드에 서는 마지막 무대다. 그는 “수비를 나간다. 플레이볼이 되면 교체된다”며 “특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면 마지막 소속팀이 키움인 걸로 들었는데,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팀 상황을 더 중요시했다. “시즌 막바지에 양 팀 다 순위가 결정됐더라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내가 타석에 들어섰는데 안타를 치게 되면 상대팀에게도 예의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는 키움 선수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박형호에게 히어로즈란 단순한 소속팀 그 이상이다. 그는 “가장 힘든 순간에 키움에 합류했다”며 “‘박병호’란 이름 석 자를 알릴 수 있게 된 계기였다. 말로 표현하긴 힘들지만, 소중한 추억이 담긴 팀”이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은퇴하자마자 그라운드에 복귀한 지점과도 맞닿아 있다. “야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야구와 멀어지고 싶은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뗀 박병호는 “나는 오히려 지도자로서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형우, 강민호와 셋이 만나서 은퇴 이후의 삶에 관해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며 “우리 셋은 방송으로 빠지지 말고 지도자를 택하자고 약속했다. 내가 먼저 지도자가 됐는데, 꼭 약속을 지켰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박병호는 “코치로라도 (친정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건 늘 마음속에 키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예전부터 관중이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선수 시절 내내 응원해줘서 감사드린다. 앞으로는 선수들을 잘 지도해 보겠다”고 전했다. ssho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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