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특별한 영웅을 꿈꿨다. 세상을 구하는 마블의 영웅이 돼야 한다는 강박도 있었다.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든 여섯 청춘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엑디즈)는 방향을 바꿨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없어도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며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진짜 히어로라는 것을 깨달아서다.
엑디즈(건일, 정수, 가온, 오드, 준 한, 주연)는 지난 17일 미니 8집 ‘데드 앤드(DEAD AND)’로 올해 첫 항해를 시작했다. 이번 앨범에 우주적 상상력과 소시민적 공감, 그리고 차세대 K-밴드로서의 거침없는 야망을 꽉꽉 눌러 담았다.
엑디즈는 최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첫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다 보니까 조금 더 설레는 것 같다. 진짜 애정하는 곡이 많고, 세상에 공개됐을 때 많은 분이 좋아해줄 것이란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 우주 미아 ‘보이저 1호’, 청춘의 새로운 시작을 쏘다
새 앨범 ‘데드 앤드’는 앨범명부터 모순적이다. 의도적인 모순이다. 작별을 의미하는 ‘데드 엔드(DEAD END)’를 비틀어 ‘끝과 또 다른 시작’이라는 열린 결말을 지향하겠다는 의미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타이틀곡 ‘보이저(Voyager)’ 역시 교신이 끊어질 예정인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의 고독한 운명에 자신들의 서사를 투영했다.
“단순한 사랑 노래를 넘어 ‘작별’이라는 키워드를 깊게 다뤄보고 싶었어요. 별은 죽을 때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찬란한 빛을 내뿜으며 새로운 별을 탄생시킨다고 하더라고요. 누군가의 눈에는 보이저 1호가 수명을 다한 끝으로 보이겠지만, 저희에겐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찬란한 시작입니다.”(건일)
음악적 성숙은 내면의 성장과 궤를 같이했다. 엑디즈라는 이름에 걸맞은 ‘영웅’의 정의도 달라졌다. 정수는 “데뷔 초엔 남들과 차별화되는 특별하고 멋진 히어로가 돼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히어로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웸블리·롤드컵 정조준…80곡 쌓아둔 ‘장르의 용광로’
메시지가 따뜻해졌다고 사운드까지 말랑해진 것은 아니다. 전 멤버가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이번 앨범은 신스와 EDM, 메탈을 넘나드는 ‘장르의 용광로’다.
주연은 “멤버 여섯 명이 모두 각자의 악기를 다루다 보니 표현해 낼 수 있는 사운드와 장르의 폭이 엄청나게 넓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훈은 “현재까지 작업해 둔 자작곡 데이터만 80곡이 넘는다. 이번 앨범은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를 쏟아부은 결과물”이라고 자부했다.
탄탄한 내실은 거침없는 야망으로 이어졌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오늘도 쉼없이 달린다. 목표는 확고하다.
주연은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고, 건일은 “e스포츠 축제인 ‘롤드컵(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무대에서도 꼭 공연해 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 ‘뮤즈’ 오프닝 섰던 그들, 갈등도 음악이 된 ‘진짜 밴드’
거창한 꿈을 꾸지만, 이들의 일상은 여느 20대 청춘과 다름없다. 특히 밴드는 곡 작업과 세계관, 엄청난 연습량 등 멤버들과 붙어있어야 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 피가 끓어오르는 20대, 서로의 존재가 ‘지긋지긋’한 건 어쩔 수 없다.
건일은 “초반엔 24시간 계속 붙어있어야만 하는 환경이 스트레스였다. 하지만 부딪힐 때마다 회피하지 않고 대화로 풀어가려고 노력했다. 전설적인 밴드 퀸(Queen)도 싸우다가 친해지기를 반복하지 않나. 그렇게 지긋지긋함을 이겨낸 시간이 지금의 끈끈한 팀워크를 만들었다”며 웃었다.
이러한 연대는 무대 위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지난해 세계적인 록 밴드 뮤즈(MUSE)의 내한 공연 오프닝을 장식했던 경험은 엑디즈에게 엄청난 자양분이 됐다.
“무대에 오르기 전엔 스틱을 놓칠까봐 너무 떨렸어요. 뮤즈 선배님들께 사인을 받던 2~3분의 짧은 시간은 아직도 꿈만 같아요. 하지만 무대 중반을 넘어서며 멤버들이 다 같이 뛰고 즐기는 순간 벅찬 행복을 느꼈습니다. 이번 저희 컴백 무대와 유럽 투어에서도 관객들이 ‘뇌를 빼고 놀 수 있는’ 신나는 에너지를 선물하고 싶습니다.”(건일)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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