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강동현 기자] 독수리 둥지만 떠나면 다들 날아다닌다.

한화에서 이적한 선수들이 올 시즌 KBO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두산으로 전격 트레이드된 ‘안타왕’ 손아섭(38)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손아섭은 이적이 발표된 14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서 곧바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보란 듯 2점 홈런으로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개수를 2619개로 하나 더 늘리며 멈췄던 안타 시계를 다시 돌렸다.

지난겨울 프리에이전트(FA)를 신청했다가 미아가 될 뻔한 그는 1년 1억 원이라는 헐값에 한화와 재계약했으나 동행이 오래가지 못했다. 개막전만 치르고 2군으로 내려간 끝에 다시 뛸 팀을 찾았다.

존재감을 증명하는 데 한 경기면 충분했다. 지난 시즌 홈런 1개에 그치며 장타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적 첫 경기부터 강렬한 한 방을 선보였다.

지난겨울 한화 유니폼을 벗은 선수들이 시즌 초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새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키움 선발투수 배동현(28)이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옮긴 뒤 올 시즌 4경기 만에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렸다. 평균자책점 1.65, 3승의 특급 투구다. 최하위 키움이 거둔 4승 가운데 3승을 그가 책임졌다. 한화가 보석을 못 알아본 셈이다.

KIA로 옮긴 좌완 불펜 김범수(31)는 지난해 좋았던 모습이 나온다.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3실점(2자책)했던 SSG와의 개막전이 보약이 됐다. 이후 7차례 등판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FA 시장에서 외면받다가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에야 이적 소식을 전한 그였다.

베테랑 투수 이태양(36)도 고향팀 유니폼을 입고 포효한다. 2025시즌 14경기 11.1이닝에 그치며 뛸 기회를 잡지 못했으나,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로 이적해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NC전 1실점을 빼곤 4경기째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의 핵심 불펜 투수였던 한승혁(33)은 KT에서도 변함없이 활약하고 있다. 벌써 9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2.25, 3홀드를 적었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2.25, 3승 3패 3세이브 16홀드로 맹활약했다. 한화의 보호선수 20인 명단에 들지 못하면서 FA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팀을 옮겨야 했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이적생들의 너나없는 활약에 한화의 속이 쓰릴 듯하다.

dh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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