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명절 만년 단골손님, ‘홍삼’은 정말 뻔한 선물일까. 막연히 전통이나 보양이라는 단어에 갇혀 있다면, 지금의 홍삼이 품고 있는 진가를 제대로 모르는 것이다. 오랜 세월 경험으로 축적된 건강식품의 이미지를 넘어, 이제 홍삼은 치밀한 과학적 데이터로 무장한 ‘검증된 소재’로 진화했다. 실제로 국내 건강기능식품 단일 원료 중 가장 많은 기능성을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은 주인공 역시 다름 아닌 홍삼이다.
◇ 엄격한 식약처 기준 통과…단일 원료 ‘최다’ 기능성 타이틀
홍삼의 효능은 누구나 입맛대로 주장할 수 없다. 철저하게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인정한 궤도 안에서만 기능성 표기가 허락된다. 이는 크게 식약처가 기준을 미리 정해둔 ‘고시형’과 기업이 독자적인 인체적용시험과 안전성 자료를 제출해 승인받는 ‘개별인정형’으로 나뉜다.
홍삼은 이미 최다 고시형 기능성을 확보한 상태다. 2002년 건강기능식품법 제정과 함께 ‘면역력 증진’과 ‘피로 개선’을 인정받은 데 이어, 꾸준한 R&D 투자를 통해 2008년 ‘혈행 개선’, 2009년 ‘기억력 개선’, 2012년 ‘항산화’, 2014년 ‘갱년기 여성 건강’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수십 년간 축적된 연구 결과가 빚어낸 성과로, 일정 기준 이상의 진세노사이드 함량과 까다로운 품질 요건을 충족해야만 비로소 효능 표기가 가능하다.
◇ ‘혈당 조절’부터 ‘전립선 건강’까지…R&D가 열어젖힌 새로운 지평

최근 홍삼의 행보는 기존의 한계를 깨고 더욱 확장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것이 ‘혈당 조절’ 기능성이다. 인삼공사 R&D본부는 지난해 당뇨 전 단계 성인이 홍삼을 섭취했을 때 특이반응 없이 혈당이 조절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메디신(Medicine)’에 발표했다. 공복·식후 혈당은 물론 당화혈색소, 인슐린 저항성 등 9개 지표가 일제히 개선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낸 것이다. 정관장은 이 탄탄한 근거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혈당·혈행 관리 특화 브랜드 ‘GLPro(지엘프로)’를 시장에 선보였다.
남성 건강 분야에서도 혁신이 일어났다. 홍삼 한 뿌리에서 단 0.05g만 추출되는 귀한 성분인 ‘홍삼오일(Red Ginseng Oil)’이 전립선 건강의 새로운 열쇠로 떠오른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세웅 교수팀과 KGC R&D본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홍삼오일 섭취군의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가 평균 50% 이상 개선되는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 비사포닌 계열인 ‘β-시토스테롤’과 리놀레산을 핵심으로 하는 이 오일은 식약처로부터 ‘전립선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개별인정형으로 승인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23년 남성 전문 브랜드 ‘알엑스진(RXGIN)’이 탄생하게 됐다.
이처럼 홍삼은 더 이상 효능을 막연히 기대하며 먹는 플라시보 보양식이 아니다. 깐깐한 식약처의 문턱을 넘고, 과학적 실증을 통해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 내는 첨단 건강기능식품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누군가에게 건네는 홍삼 선물, 이제는 단순한 정성을 넘어 ‘명확한 과학’을 선물하는 가장 확실한 선택지가 돼가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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