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어떤 이야기는 한 번의 성공으로 끝난다.

공개 직후 화제를 모으고, 짧게 타오른 뒤, 다음 시즌이 오기도 전에 다른 콘텐츠에 자리를 내준다. 그런데 드물게도 어떤 이야기는 형태를 바꾸며 오래 살아남는다.

웹툰으로 시작해 드라마가 되고, 드라마를 넘어 다시 무대로 간다. 그 과정에서 원작의 힘은 단순한 인기보다 ‘안정성’이라는 말로 바뀐다. 지금 ‘유미의 세포들’이 걷고 있는 길이 그렇다.

‘유미의 세포들’은 처음부터 낯익은 방식으로 성공한 작품은 아니었다. 국내 최초로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드라마라는 점부터가 모험에 가까웠다. 머릿속 세포들의 감정을 시각화하는 원작의 핵심 장치를, 배우의 연기와 애니메이션으로 동시에 풀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티빙 오리지널 시즌1은 2021년 9월, 시즌2는 2022년 6월 공개 이후 모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시즌제 드라마로서의 가능성도 분명하게 남겼다. 이번 시즌3는 3년차 스타 작가가 된 유미의 일상에 뜻밖의 인물이 다시 들어오며, 웃고 울고 사랑에 빠지는 세포 자극 공감 로맨스를 그린다.

김고은이 다시 유미를 맡고, 김재원이 새 상대역 순록으로 합류했다. 시즌3는 4월 13일부터 티빙에서 공개되고, tvN에서도 편성된다.

이 작품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원작의 체급에 있다. 이동건 작가의 동명 네이버 웹툰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35억 뷰를 기록한 대표 IP로 자리 잡았다. 다만 숫자보다 더 중요한 건 확장 방식이다.

많은 웹툰 원작이 드라마 한 번으로 소비를 마치는 반면, ‘유미의 세포들’은 드라마 두 시즌을 거쳐도 세계관이 닳지 않았다. 유미라는 인물도, 사랑세포와 이성세포 같은 장치도, 여전히 다음 이야기를 견딜 만한 힘을 가졌다는 뜻이다.

그래서 시즌3는 단순한 연장이라기보다, 이미 검증된 감정 구조를 다시 꺼내 드는 선택에 가깝다. 티빙이 시즌3 공개를 앞두고 전 시즌 VOD와 쇼츠, 배우 클립을 모은 ‘유미의 세포들’ 스페셜관까지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시즌을 홍보하는 차원을 넘어, 이 IP 전체를 하나의 홈으로 묶기 시작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유미의 세포들’은 이제 무대로도 간다. 제작사 샘컴퍼니와 스튜디오N은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을 오는 6월 30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한다고 밝혔다.

드라마가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으로 원작의 리듬을 살렸다면, 뮤지컬은 무대라는 물리적 공간과 라이브 넘버로 이 세계를 다시 번역한다. 주인공 유미 역에는 티파니영과 김예원이 더블 캐스팅됐다.

‘유미의 세포들’의 확장은 무리한 외연 넓히기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보수적인 방식의 성공에 가깝다. 이미 사랑받은 감정을 다시 꺼내되, 형식만 바꾸는 방식이다.

이야기의 중심은 그대로 두고, 전달하는 무대만 바꾼다. 사랑과 일, 자존감과 불안, 그리고 머릿속 수많은 세포들이 매번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는 이 평범한 직장인의 이야기가 여기까지 온 이유도 결국 거기에 있다.

특별해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해서 오래 남는 감정. ‘유미의 세포들’은 그 안정적인 힘으로, 이제 또 한 번 다음 플랫폼으로 건너가고 있다. khd998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