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한 이승현, 비시즌 ‘투구폼 개조’

후배들 찾아다니며 배워

“나이는 전혀 상관없다”

빨라진 구속→성적도 좋아져

[스포츠서울 | 수원=김동영 기자] “배움에 나이가 중요한가요.”

30대 중반 투수다. 스피드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거꾸로다. 공이 더 빨라졌다. 사령탑이 놀라움을 표현할 정도다. 절박함이 만든 결과다. 후배에게 배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삼성 오른손 이승현(35)이 커리어 하이 찍을 기세다.

이승현은 올시즌 5경기 4.2이닝, 1승, 평균자책점 0.00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필승조 역할 톡톡히 수행 중이다. 덕분에 삼성 불펜도 평균자책점 3.26으로 리그 2위 달린다.

확실히 달라졌다. 특히 구속이 그렇다. 시속 140㎞ 초반 공이 많았다. 올시즌은 시속 140㎞ 중후반이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공을 뿌린다.

박진만 감독은 “지금 연차에 스피드 올리는 게 쉽지 않다. 시속 3~4㎞는 빨라진 것 같다. 평균 144~145㎞ 나온다. 1~2㎞ 올리기도 어렵다. 팀에서 큰 역할 하고 있다”고 짚었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이승현은 지난해 평균 시속 143.2㎞ 기록했다. 올시즌은 현재까지 시속 145.3㎞다. 평균으로 시속 2㎞ 늘었다. 놀라운 변화다. 35세이기에 더 그렇다. 체감 스피드는 더 빨라진 듯하다.

노력의 산물이다. 지난해 4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31로 부진했다. 이승현 스스로 “최악의 시즌”이라 했다.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됐는데, 2년 총액 6억원이라는 상대적으로 박한 금액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그는 “바닥을 찍었으니 뭐라도 해야 했다. 달라져야 했다”고 했다. 일단 10㎏ 감량했다. 비시즌 쉬지도 않았고, 계속 공을 던졌다. 외부 센터에서 자신의 피칭도 다시 정립했다. 원래 던지던 포크볼을 다시 배우는 등 부단히 노력했다. 답을 찾았다.

투구폼 변화는 확연히 보인다. 몸을 뒤로 뺐다가 앞으로 쏘는 형태다. 그는 “내가 원래 중심을 뒤에 잡아둔 상태로 던졌다. 뒤로 뺐다가 전진하는 에너지로 힘을 더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몸을 꼬는 것도 훈련하고 있다. 스피드가 나오고, 결과도 나오니까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폼을 위해 후배들에게 물었다. 최원태와 이호성이다. “(최)원태와 (이)호성이에게 많이 배웠다. 내가 추구하는 메커니즘을 이미 쓰는 투수들이다. 겨우내 꾸준히 했다. 효과가 있지 않나 싶다. 나이는 상관이 없다. 잘하는 선수에게 배우는 건 당연하다. 초등학생에게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원태는 6살 차이다. 이호성은 13살이나 차이 난다. 까마득하다. 개의치 않았다. 최일언 코치도 “하체를 이용하라”며 거들었다. 덕분에 구속도, 성적도 나온다. 덩달아 삼성 불펜도 강해진다. 이제 약점이 아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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