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던 익숙한 얼굴을 던졌다. 허물을 벗고 새로운 낯빛으로 대중 앞에 설 준비를 마쳤다.
우아한 엘리트 이미지를 벗고 피칠갑을 한 채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전지현, 데뷔 후 처음으로 극악무도한 악당의 얼굴을 꺼내든 정지훈, 그리고 특유의 안정감을 버리고 지독한 불안에 휩싸인 ‘낭만 괴짜’로 돌아온 구교환이 그 이름이다.
2026년 상반기, 파격적인 연기 변신으로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집어삼킬 세 배우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엘리트 귀족’의 피칠갑 사투…11년 만에 스크린 돌아온 전지현
전지현은 무려 11년 만에 영화 ‘군체’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엽기적인 그녀’ ‘도둑들’ ‘암살’ 등에서 보여준 당당하고 매력적인 여성상은 이번 작품에서 철저히 전복된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 진화하는 좀비 떼와 맞서는 처절한 형상이 스크린을 채울 예정이다.
연상호 감독 특유의 디스토피아 세계관 속에서 생존자를 이끄는 리더로 변신한 전지현의 야성적인 얼굴이 가장 큰 기대 포인트다. 극 중 전지현이 맡은 권세정이라는 인물이 가진 입체적인 서사가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뒤 전 남편의 제안으로 참석한 컨퍼런스에서 예기치 못한 감염 사태에 휘말린 세정은 절망하는 대신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생존자들을 이끈다.
“순간적인 몰입력이 굉장한 베테랑”이라는 연상호 감독의 굳건한 신뢰 속에 고수,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앙상블을 빚어낼 전망이다.

◇ 데뷔 후 첫 빌런…인간 병기가 된 ‘글로벌 사채꾼’ 정지훈
가수 겸 배우 정지훈은 넷플릭스 시리즈 ‘사냥개들2’를 통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한다. 정지훈이 연기하는 백정은 돈과 폭력이 지배하는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의 운영자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피로 흥건하게 젖은 거대한 몸과 섬뜩한 미소를 장착한 채 건우(우도환)와 우진(이상이)을 턱밑까지 위협한다. 눈빛만으로도 소름을 유발하는 무자비한 카리스마와 압도적인 피지컬 액션이 어우러져, 이제껏 본 적 없는 서늘한 악당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주환 감독은 정지훈이 연기한 백정을 두고 “혼자 사냥하고 누구보다 포악하며 치명적인 거대한 호랑이”라며 “건우를 위협하는 피지컬과 거대한 아우라, 액션 소화력을 모두 갖춘 배우는 정지훈밖에 없었다”고 극찬했다.
백정의 치밀한 지휘 아래 태검(황찬성), 만배(이시언), 앨런(이명로) 등 잔혹한 악의 무리가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건우진 패밀리’의 숨통을 조일 예정이라, 정지훈이 완성할 압도적인 빌런 생태계에 시선이 쏠린다.

◇성숙함 지우고 꺼낸 현대인의 찌질함…‘말티즈’가 된 구교환
늘 흔들림 없이 온화하고 성숙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던 구교환은 지극히 찌질하고 불안한 현대인의 표상으로 돌아온다.
JTBC 새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구교환은 20년째 데뷔를 꿈꾸는 영화감독 지망생 황동만 역을 맡았다.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나만 안 풀린다는 시기와 질투에 사로잡혀 끊임없이 말을 내뱉고, ‘눈물 자국 많은 말티즈’처럼 세상 밖으로 짖어대는 인물이다.
특히 현실의 무게에 짓눌리면서도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의 가죽 코트를 입고 끝내 깃을 세우는 그의 모습은 ‘낭만 괴짜’ 그 자체다. 떨어지는 낙엽을 잡으려 애쓰고 언덕 위에서 자신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는 동만의 짠한 몸부림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최필름의 ‘도끼 PD’ 변은아(고윤정)를 만나 비로소 안식을 찾는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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