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맹활약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김경문 “갓 고교 졸업한 신예, 과도한 기대는 독”

개막 앞두고 ‘평정심’ 유지 관건

[스포츠서울 | 사직=박연준 기자] “오재원 선수 이야기는 인제 그만 하죠.”

한화의 ‘특급 신인’ 오재원(19)을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엄청나다. 이 탓에 김경문(68) 감독이 단호하게 제동을 걸었다. 무슨 안 좋은 이유가 있거나 싫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 선수를 아끼기에 꺼내든 ‘보호막’이다.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1번 적임자로 떠오른 신예에게 쏟아지는 과도한 관심이 자칫 독이 될까 우려하는 베테랑 사령탑의 깊은 속내가 담겨 있다.

오재원은 이번 시범경기 한화의 리드오프 자리를 꿰차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고교 졸업 후 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음에도 빠른 발과 정교한 콘택트 능력, 그리고 안정적인 수비력까지 선보이며 한화가 그토록 찾던 ‘1번 외야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당연히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개막전 엔트리 구상에서 그의 이름이 빠질 리 없다.

하지만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경문 감독은 오재원을 향한 찬사 대신 ‘침묵’을 선택했다. 김 감독은 “오재원 선수는 이미 잘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관심도가 커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감독인 나부터 말을 아끼는 것이 맞다”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이 우려하는 이유가 있다. 막 교복을 벗고 프로의 문을 두드린 19세 청년에게 쏟아지는 ‘신인왕 후보’라는 수식어. 구름 떼 같은 팬들의 기대가 거대한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또래 친구들이 대학교 OT에 참석하며 설레고 있을 나이에, 수만명의 시선이 집중되는 타석에서 결과를 내야 하는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기용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면서도 “지나친 관심은 선수에게 부담을 주고, 이는 타석에서의 긴장으로 이어진다. 지금은 선수가 평정심을 유지하며 시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화의 1라운드 지명자로서 실력은 이미 증명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은 시범경기와 차원이 다른 전쟁터다. 144경기라는 장기 레이스를 버텨내기 위해서는 기술만큼이나 단단한 멘탈이 필수적이다. 김 감독의 ‘말 아끼기’는 신인이 짊어진 어깨의 짐을 덜어주고, 오로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배려이자 전략이다.

기대는 잠시 접어두고 묵묵히 지켜보는 것, 그것이 현재 한화가 보물처럼 아끼는 오재원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다. 사령탑의 세심한 ‘배려’ 아래 오재원이 정규시즌에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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