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일) ~ 3월 31일(화) (10일간) 원주에서 열리는 제43회 강원연극제(제44회 대한민국연극제 in 부산 예선 대회)에 참가하는 강원특별자치도 8개 지부 산하 10개 극단의 작품을 소개한다.(공연 순)

3월 28일(토) 19:30 백운아트홀에서 작품 ‘막장의 봄’ 무대에 오른다!

[스포츠서울ㅣ원주=김기원 기자]극단 동그라미는 1983년 창단 이후 40여 년 동안 태백의 삶과 호흡하며 지역 연극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탄광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연극을 통해 지역의 기억을 기록하고, 공동체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올려 왔다.

다양한 직업과 삶의 자리를 지키는 단원들이 한마음으로 모여 단순한 공연 단체를 넘어 지역의 서사를 함께 짓는 공동체이다.

이번 작품 〈막장의 봄〉은 사라져가는 막장의 기억 속에서 끝내 피어나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둠 속에서도 서로를 붙들고 살아냈던 사람들, 그 안에 스며 있던 사랑과 연대, 그리고 다시 찾아오는 봄의 기운을 무대 위에 담아내고자 한다.

극단 동그라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지역의 아픔을 넘어선 생명력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관객들과 나누고자 한다. 태백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가 강원의 무대 위에서 또 하나의 봄으로 피어나길 바란다.

지난해 춘천에서 열린 제42회 ‘2025 강원연극제’에서 ‘우리가 사랑했던 그날’로 장려상을 차지했다.

연출의 글

“이 작품은 태백을 배경으로 하지만, 풍경을 전시하지 않습니다”

제가 무대 위에 올리고 싶은 것은 ‘태백의 탄광’이 아니라 그 안과 곁에서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제게 있어 태백을 잘 표현한다는 것은 곧, 이곳을 버티고 살아온 사람들을 오롯이 드러내는 일입니다.

태백의 시간은 늘 개인보다 크고, 개인의 삶은 늘 시대에 먼저 닿아 있었을 겁니다.

광부가족의 죽음, 여성 선탄부의 노동, 남겨진 가족의 생계는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반복된 이곳의 일상이었고, 그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사랑하고, 미워하고, 후회하고, 회복하며 살아왔을 겁니다.

“이 작품은 그 ‘당연했던 비극’을 영웅화하지도, 미화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그 안에서 서로를 부르던 이름과 관계의 온도를 따라가고자 합니다”

무대 위 인물들은 모두 완벽하지 않습니다. 경숙은 강하고 억세지만 동시에 외롭고, 유경은 날카롭지만 그 안에 깊은 연약함을 숨기고 있습니다. 동철과 영식, 그리고 여성 광부들은 침묵 속에서 자기 몫의 삶을 기꺼이 감당해온 사람들입니다. 저는 이 인물들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대신 관객분들이 그들의 선택을 이해하거나 미워할 자유를 남겨놓고자 합니다.

모든 연출들이 그러하듯 저 또한 언제나 ‘사람이 먼저’ 였습니다. 거창한 메시지보다 한 마디의 말, 한 번의 숨 고르기, 눈길 하나가 인물들의 삶을 설명한다고 믿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과장된 감정이나 설명 대신, 태백 사람들의 리듬과 체온이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넘나드길 바랍니다.

작품줄거리

태백의 겨울. 아버지의 기일을 앞두고, 경숙과 딸 유경은 또다시 크게 부딪힌다. 평생 탄광 마을을 지키며 살아온 엄마와, 그 삶이 답답하고 이해되지 않는 딸. 쌓여 있던 감정이 폭발하고, 유경은 집을 뛰쳐나간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 탄광 근처를 서성이던 유경은 “차라리 돌아가서 두 사람을 말리고 싶다”는 말을 내뱉는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의 시간은 낯설게 뒤틀린다.

눈을 떠보니 1993년 겨울. 선탄기 소리가 울리고 갱도의 불빛이 살아 있는 시절이다. 그곳에는 젊은 날의 경숙과 광부 영식, 그리고 사고 이전의 동철이 있다. 아무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 채, 유경은 외지인처럼 그들 곁에 머물게 된다.

그 시절의 엄마는 지금보다 더 환하게 웃고, 아버지는 거칠지만 따뜻한 사람이다. 미워했던 기억과는 다른 모습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유경의 마음도 조금씩 흔들린다.

그러나 막장 깊은 곳에서는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흐른다. 깜빡이는 등불, 어둠 속에서 스며 나오는 불안한 기척. 시간이 흘러갈수록, 유경은 이 겨울이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는 것을 체감한다.

《막장의 봄》은 탄광이라는 거친 공간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세대 간의 오해, 그리고 이해로 향하는 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어둠 속에서 시작된 한 겨울의 이야기는 과연 어떤 봄을 마주하게 될 것인가.

출연

홍현정: 배경숙 役, 황현영: 혜순 役, 한재식: 영식 役, 윤채원: 순자 役, 진연지: 유경 役, 김효정: 영희 役, 박기덕: 동철 役, 이하연: 미란 役

스탭

연출 : 이성모, 극작 : 이진아, 작곡 : 조은영, 안무/움직임 : 홍지우, 무대디자인 : 김태환, 조명디자인 : 강준환, 음향디자인 : 신효종, 분장디자인 : 신우경, 무대감독: 이현주, 소품디자인: 신호묵, 무대기술: 이정현 , 조연출 : 권현

3월 28일(토) 19:30 백운아트홀에서 작품 ‘막장의 봄’ 무대에 오른다!

acdcok40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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