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전개의 키워드 ‘인간의 내면’

첫눈에 반한 사랑으로 깨달은 진실

가면 벗고 드러난 매력 ‘현실의 공백’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황홀하지만 가슴 아픈 이야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가 7년 만에 돌아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관객과 마주한 작품은 화려하고 매혹적인 무대로 가슴을 울리고 있다. 배우들은 각 인물에 숨결을 불어 넣어 극의 서사를 찬란하게 빛내고 있다. 이 중심에 배우 문유강(30)이 있다. 그는 이름처럼 부드럽고 강렬한 눈빛 연기로 관객들을 유혹한다.

개막 전부터 작품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국내 최고의 뮤지컬 디바 옥주현·김소향·이지혜의 등장에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리고 ‘안나’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사랑의 늪에 빠진 매력적이고 전도 유망한 장교 ‘알렉세이 브론스키’ 역을 맡은 배우들(문유강·윤형렬·정승원)에게 관심이 쏠렸다. 불같은 사랑의 결말이 이들의 전개에 달렸기 때문이다.

3명의 ‘브론스키’는 각자 인물의 접근과 해석이 달라 관객들의 회전문을 유도한다. 이중 문유강은 최근 스포츠서울을 만나 외모, 집안, 능력 모두 갖춘 ‘브론스키’를 “빈틈이 주는 매력적인 존재”라고 소개했다. 그가 말하는 완벽함에 감춰진 공백은 ‘현실’이다.

◇ 가면 벗고 드러낸 ‘현실의 나와 너’

문유강은 인물 간 관계를 표현할 때 가장 먼저 ‘땅(무대)에 발을 딛은 인물’을 떠올린다. 한 인물이 온전히 ‘인간’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작품에 합류하기 전 전체 흐름을 파악한다는 문유강은 “작품 속 인물의 빈틈이 주는 매력이 반드시 존재한다. 굉장히 멋진 역할을 맡더라도 결정적인 순간 이것을 끄집어내지 못했다면 만들어내야 한다”라며 관객들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인물의 부족함’까지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대본에서 ‘브론스키’를 ‘현실적인 인물’로 받아들인 이유도 ‘빈틈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작품이 진정으로 전하는 메시지 또한 ‘현실 속의 나와 너’를 가리키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브로스키’를 관객과 가장 닮은 ‘바라보는 인물’로 시작했다.

‘안나’를 향한 ‘브론스키’의 직진을 ‘불나방 같은 사랑’으로 해석했다. 강렬한 감정에 휩쓸려 ‘안나’에게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혈기 왕성한 남자의 ‘젊음’을 그렸다. 그는 “‘브론스키’는 사랑함에 있어 주저하지 않는다. 고민을 마주하지 않고 마음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에게 무게의 중심을 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문유강은 “비난의 시선은 가면 뒤에 숨어 도의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시선, 사회적 위치 때문에 피하려고 하지만,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서사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안나’의 아름다움과 ‘키티 세르바츠카야’와의 결혼은 차원이 다른 ‘브론스키’의 인생으로 풀이했다. 문유강은 “도덕적인 면을 깨뜨린 인물이지만, 그 또한 ‘키티’와의 요구된 결혼이 그저 당연하게 굴러가던 삶이었을 것”이라며 “‘안나’를 처음 만난 순간이 진정한 나를 마주한 시간으로 존재했다. 그와의 거부할 수 없는 사랑으로 인해 스스로 깨지고 마주하는 순간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랑의 절벽에서 인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안나 카레리나’는 오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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