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억 FA’의 충격적인 2차 드래프트 이적

송성문의 빈자리 채울 ‘키플레이어’

3루와 1루를 오가는 베테랑의 ‘투혼’

안치홍 “올시즌 다시 일어서겠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나의 가치를 다시 증명해내겠다.”

키움 안치홍(36)의 목소리에는 서늘한 독기가 서려 있다.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타자이자 ‘꾸준함의 대명사’였던 그다. 그러나 지난시즌은 지우고 싶은 ‘악몽’이었다. 새로운 팀,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다시 시작한다. 무엇보다 ‘명예 회복’에 대한 절실한 모습이 보인다.

안치홍의 키움행은 충격 그 자체였다. 2024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이라는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을 때만 해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기 때문. 이적 첫해 타율 0.300, 13홈런으로 이름값을 하는 듯했으나, 지난시즌 믿기 힘든 추락을 보였다.

손목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며 66경기 타율 0.172, OPS 0.475라는 커리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한화는 냉정했다. 고액 연봉자인 그를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키움은 전체 1순위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지난시즌엔 정말 답이 안 보일 정도로 여유가 없었다. 나 자신을 더 힘들게 했던 요인이다”라며 부진의 고통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키움이 그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있다. 메이저리그(ML) 진출로 자리를 비운 송성문의 공백을 메우고, 젊은 선수들을 이끌 ‘내야 리더’가 되어주는 것. 그는 대만 캠프에서 1루와 3루 수비 훈련을 병행하며 ‘전천후 내야수’로서의 준비를 마쳤다. “특정 포지션을 고집할 시기가 아니다. 팀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나설 수 있도록 훈련량을 대폭 늘렸다”는 게 그의 각오다.

키움은 이번 캠프에서 오전부터 야간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베테랑인 그조차 “야간에 단체로 운동해 본 건 10년 만인 것 같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열외 없이 훈련을 소화하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시즌 바닥을 찍었다고 했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떠밀리듯 팀을 옮겼지만, 그는 이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안 좋은 모습으로 이적하게 됐지만, 다시 좋은 모습을 찾아 내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을 실력으로 증명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맞이한 도전. 비난과 우려를 확신으로 바꾸는 길은 오직 그의 방망이 끝에 달려 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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