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전서 포착된 ‘희한한 폼’
핵심은 ‘글러브와 공의 분리’
2018년의 영광을 찾아서
“특이한 폼이 가장 최적의 폼”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투구 전 손을 아래로 쭉 뻗는 기묘한 동작. 얼핏 보면 생소하기까지 한 이 ‘희한한 폼’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부활을 꿈꾸는 롯데 이적생 최충연(29)과 ‘상진매직’ 김상진(56) 코치가 머리를 맞대고 찾아낸,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폼’이다.
지난 10일 대만 타이난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의 2차 청백전.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최충연의 투구 동작은 모두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투구 전 글러브에서 뺀 손을 아래로 길게 늘어뜨리는 독특한 모션을 취했기 때문. 일반적인 투구 폼과 거리가 있는 이 동작은 사실 김 코치가 내린 ‘특단의 조처’였다.
김 코치가 주목한 것은 투구 메커니즘의 첫 단추인 ‘글러브와 공의 분리’다. 김 코치는 스포츠서울을 통해 “분리 동작은 모든 투구의 시작점이다. 강력한 구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 기초적인 분리부터 완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충연이 가진 본연의 힘을 마운드 위에서 100% 쏟아낼 수 있도록, 가장 밑바닥부터 메커니즘을 재설계하고 있는 셈이다.

최충연은 2018시즌 삼성 시절 16홀드를 기록하며 리그를 호령했던 불펜 자원이다. 하지만 이후 폼의 크고 작은 변화와 부진이 겹치며 긴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그런 그에게 삼성 시절 전성기를 함께했던 김상진 코치와 재회는 야구 인생 마지막 승부수나 다름없다.
김 코치는 최충연의 부진 원인을 ‘자기답지 않은 폼’에서 찾았다. 그는 “최충연은 자질이 워낙 훌륭한 투수다. 그런데 삼성 시절 내가 알려줬던 최적의 폼이 사라졌었다”며 “당시에도 폼이 특이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사실 그 동작이 최충연이 상·하체의 꼬임을 가장 잘 활용하고 분리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형태였다”고 설명했다. 겉으로 보기엔 희한해 보일지 몰라도, 최충연에게는 가장 강력한 공을 던질 수 있는 ‘맞춤복’인 투구 폼이다.

최충연 역시 스승의 처방전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그는 실전 투구뿐만 아니라 훈련장에서도 ‘망투(그물망을 향해 공을 던지는 훈련)’를 소화하며 이 동작을 몸에 익히고 있다. 최충연은 “삼성 시절 코치님의 가르침 덕에 야구를 가장 잘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코칭에 임하고 있다. 지시하시는 방향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기초가 튼튼해야 무너지지 않는다. 최충연의 기이한 투구 폼은 잃어버린 시속 150㎞의 강속구와 16홀드의 자부심을 되찾기 위한 처절한 노력의 산물이다. ‘상진매직’을 통해 다시 태어나고 있는 최충연의 투구 폼이 올시즌 사직 마운드에서 어떤 반전의 시나리오를 써 내려갈 수 있을까.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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