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해진 ‘자율 야구’…성적 부진이 불러온 ‘기본’ 회귀

“훈련해야 느는 법” 김태형·설종진 감독이 말한 본질

베테랑 선수도 인정한 지옥 훈련 효과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2010년대 KBO리그를 관통했던 키워드는 ‘자율’이었다. 미국 선진 야구를 이식한다는 명분 아래 “프로라면 스스로 몸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인식이 대세였다. 그러나 올시즌 스프링캠프, 그 흐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다시 ‘지옥 훈련’의 시대다. 오전부터 야간까지 쉼 없이 돌아가는 훈련 스케줄이 10개 구단 캠프지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몇 년간 자율 훈련을 지향했던 팀의 성적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현장에서는 ‘훈련량의 부족’을 원인으로 꼽기 시작했다. 대만에서 훈련 중인 키움(가오슝)과 롯데(타이난)가 대표적이다. 두 팀 모두 과거 자율 훈련을 시행했으나, 최근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이들이 선택한 반전의 카드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 즉 ‘훈련량 증가’다. 점심을 먹자마자 다시 그라운드로 달려 나가고, 해가 진 뒤에도 조명탑 아래서 배트를 휘두른다. 키움 설종진 감독은 “프로가 잘하려면 결국 그만큼 더 많이 해야 한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드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롯데 김태형 감독 역시 고강도 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감독은 “지옥 훈련이라 부르지만 사실 이건 야구 선수가 해야 할 당연한 일이다. 훈련해야 기량이 느는 법이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선수들이 지쳐 보일 때 야간 운동을 조절해 주는 등 유동적인 운영을 곁들이면 된다”고 전했다.

현장의 선수들도 이러한 변화를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두산 시절 ‘화수분 야구’의 지옥 훈련을 경험했던 키움 최주환은 “오랜만에 단체 야간 훈련을 하니 힘든 건 사실이지만, 노력이 있어야 결과가 나온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롯데의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 역시 “첫 두 턴까지는 정말 힘들었지만, 이제는 몸이 적응했다. 훈련량을 늘린 것이 시즌 준비에 확실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훈련량이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컨디션이 예년보다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구식 방식’이라 비판할지 모른다. 그러나 성과를 내야 하는 운동선수에게 연습량은 곧 실력의 척도다. 실력 향상은 반복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롯데, 키움을 포함한 대부분 구단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최상으로 올라왔다”며 고강도 훈련의 성과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힘들어야 얻는 것이 있다는 고전적인 명제는 올시즌 KBO리그 캠프지에서 다시금 정답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이들의 뜨거운 땀방울이 과연 어떤 성적표로 돌아올 수 있을까.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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