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이나현, 여자 1000m 최초 9위 기록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새 역사 썼다
떨림보다 설렘, 결과보다 확신 보여준 무대
“500m 메달 100% 아니지만 잘 준비할 것”

[스포츠서울 | 밀라노=김민규 기자] “경기 내내 기분이 좋았어요. 정말 설렘이 더 컸어요.”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신예’ 이나현(21·한국체대)이 올림픽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기록과 내용 그리고 의미까지 모두 잡았다. 한국 여자 1000m 종목의 역사도 새로 썼다.
이나현은 10일(이상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1000m에서 1분15초76을 기록, 최종 9위에 올랐다. 한국 여자 선수가 올림픽 여자 1000m에서 ‘톱10’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올림픽의 첫 레이스. 출발선에 선 이나현의 감정은 ‘긴장’보다 ‘설렘’이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결과와 상관없이 너무 새로웠다. 설레는 마음으로 잘 마친 것 같다”며 “올림픽이라 그런지 열기도 다르고, 응원도 정말 많아서 타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관중들의 환호와 응원이 힘이 됐다. 김민선은 “태어나서 제일 많은 관중 앞에 선 것 같다”며 “한국 분들도 정말 많아서 응원의 힘을 처음으로 제대로 느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12조로 출전한 이나현은 초반부터 과감했다. 200m를 17초90으로 끊으며 조 1위. 600m 지점까지는 45초49, 4위권을 형성하며 레이스를 주도했다. 마지막에 살짝 힘이 빠지기는 했으나, 그래도 무너지지 않았다.

최종 9위로 마쳤다. 한국 여자 1000m 종목에서 처음으로 10위 내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정작 이나현은 “지금 알았다. 최초라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사실 혼자서는 톱10, 잘하면 7위 정도 생각하고 있었다. 9위라 뿌듯하다. 완벽한 레이스는 아니지만, 모든 걸 쏟아부었다”고 힘줘 말했다.
다만 레이스 운영에 대해서는 냉정했다. 이나현은 “지금은 정확한 페이스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영상 보면서 다시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기록 경신은 또 다른 자극이 됐다. 펨커 콕, 유타 레이르담(이상 네델란드)이 연이어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장면을 지켜봤다. 이나현은 “월드컵 때도 많이 배웠다.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꿈이 더 커졌다”고 각오를 다졌다.
1000m는 예열이었다. 이나현의 주종목은 500m다. 그는 “500m에서 아직 메달을 100% 장담할 실력은 아니지만, 집중해서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픽 데뷔전 9위. 시작이 나쁘지 않다. 이나현의 이름은 이미 기록지에 또렷이 새겨졌다. 이제 진짜 승부가 남았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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