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벤트로 뿌린 비트코인 62만 개…128억 원 남아

양심 고객 덕분 99.7% 회수…반환 거부땐 소송 가능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잘못 지급한 비트코인 62만 개를 회수 중이다. 일부 고객이 반환 요청을 거절할 경우에 대비해 법적 대응도 물밑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거하지 못한 코인은 시세로 130억원 규모다. 여기에는 수십 명이 본인 은행 계좌로 출금한 30억원 가량의 원화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적지 않은 액수다.

빗썸은 지난 6일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해 62만개의 비트코인(약 62조원)을 지급했다. 실수를 인지한 건 사고 발생 35분 뒤. 빗썸은 오지급 계좌 거래와 출금을 차단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일부 당첨자가 비트코인 1788개를 발 빠르게 처분한 뒤였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매도 이용자’는 86명이다.

비트코인 오지급은 일종의 ‘착오 송금’과 비슷해 법적 대응에 나서면 회수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랜덤박스 이벤트 때 당첨금을 1인당 2000~5만원으로 명시했으므로 거액의 비트코인을 받은 당첨자 본인은 이를 ‘부당 이득’으로 인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빗썸이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 등에서 승소하면, 당첨자는 코인을 판 돈뿐만 아니라 회사 측 변호사 비용까지 물을 수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편취한 고객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에 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대법원은 2021년 12월 잘못 송금된 비트코인 14억원어치를 본인의 다른 계정으로 이체했다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가상자산이 법률상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다”며 “형법 적용 시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물론 판례 변경이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에는 가상자산을 재물로 보지 않았지만, 현재는 비트코인도 재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일부 시각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생각은 명확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9일 “가상자산거래소의 정보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는 “오기입이 가능한 전산시스템에 관해 집중적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오입력된 데이터로 거래가 실현됐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은 반환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빗썸이 애초 ‘랜덤박스’ 이벤트로 1인당 2천원씩 당첨금을 주겠다고 고지를 분명히 한 만큼 “부당이득 반환 대상은 명백하다”면서 “반환 대상인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원물 반환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떤 형태로든 가상자산 정보시스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가상자산시장이) 레거시화(제도권 편입)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이 부분이 해소되지 않으면 (거래소 입장에서는) 인허가 리스크까지 발생할 수 있게하는 규제·감독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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