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배우 출신 무속인 정호근이 할머니부터 3남매에게 이어진 가혹한 ‘신의 환란’과 가족사를 털어놨다.

지난 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12년 차 무속인이 되어 10년째 신당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정호근의 일상이 공개됐다.

MBC 공채 탤런트 17기 출신으로 카리스마 있는 악역 연기를 선보였던 정호근은 2014년 돌연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됐다. 그는 “원인 모를 배 앓이와 환청에 시달렸다.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귀에서는 하루 종일 벌이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려 정신병인가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은 점집에서 “너도 무당이다”라는 말을 듣고, 분노해 점상을 엎어버리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은 집안 내력과 맞닿아 있었다.

정호근은 “친할머니가 신의 제자셨는데, 그 영향이 우리 3남매에게 다 왔다. 누나와 여동생, 그리고 나까지 세 사람이 신내림을 받았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특히 그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여동생에 대한 부채감을 드러내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여동생도 신내림을 받고 무병이 씻은 듯 나았지만, 점 보는 일을 힘들어해 거부했다. 그 후 다시 몸이 쇠약해져 허리를 못 쓰고 목도 못 가누게 됐다. 신장까지 적출하며 10년을 투병하다 작년에 갔다”며 “모든 것이 후회스럽고 내 탓이라는 죄책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정호근의 아픔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5남매 중 두 아이를 먼저 가슴에 묻었다. 그는 “큰딸은 폐동맥 고혈압으로 4세 때, 막내아들은 태어난 지 3일 만에 내 품에서 떠났다.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사무친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재 정호근은 아내와 남은 자녀들을 미국으로 보내고 20년 넘게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당시만 해도 무속인이라는 직업이 떳떳하지 못했고, 가족들이 손가락질받을까 두려워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홀로 신당을 지키는 씁쓸한 현실을 전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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