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너무 예쁘게 보지 마”…김태형 감독의 ‘황성빈 기 살리기’

전준우의 조언까지

눈치 보지 않는 ‘황성빈다운’ 야구

황성빈 “팬들에게 도파민 선사할 것”

[스포츠서울 | 타이난=박연준 기자] 호랑이 감독의 눈에 비친 제자는 너무나도 진지했다. 혹여나 그 진지함이 스스로를 갉아먹는 독이 될까 봐, 김태형(59·롯데) 감독은 무서운 호령 대신 유쾌한 농담을 건넸다.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황성빈(29)을 향한 김 감독의 메시지는 “몸을 움츠리지 말고, 너답게 휘둘러라”였다. 여기에 “너 원래 이렇게 잘 치지 못하잖아”라는 웃픈 농담까지 건넸다.

김 감독하면 흔히 엄격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호랑이’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러나 캠프에서 황성빈을 대하는 모습은 사뭇 다르다. 지나갈 때마다 툭툭 장난을 걸고 농담을 던진다.

이날 오전에 진행한 라이브 배팅에서도 김 감독의 ‘장난 섞인 조언’은 계속됐다. 황성빈은 “감독님께서 너무 공을 예쁘게 보려고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연습이니까 생각 너무 많이 하지 말고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리라고 조언해 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너무 집중해서 내 몸이 오히려 위축되는 것을 감독님이 경계하신 것 같다. ‘너 원래 이렇게 잘하진 않잖아’라며 편안하게 하라고 말씀해 주시는 덕분에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었다”고 웃어 보였다. 제자의 잠재력을 믿기에, 과도한 압박감을 덜어주려는 스승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팀의 최선참 전준우 역시 황성빈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전준우는 외야 수비 훈련을 함께하며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물론, ‘부상 방지’에 대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주입하고 있다. 황성빈은 “선배님은 항상 솔선수범하시며 몸 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신다. 지난시즌에 부상으로 고생했던 만큼, 올시즌에는 선배님의 좋은 영향력을 받아 끝까지 현장을 지키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비시즌의 노력도 조금씩 결실을 보고 있다. 그는 캠프 합류 전 일본으로 건너가 전 동료 안권수와 함께 훈련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연습 과정은 만족스럽다. 다만 결과가 나와야 진짜 내 것이 됐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준비해 온 대로 내 리듬을 찾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마황의 키워드는 ‘나다움’이다. 투지 넘치고 공격적인, 때로는 상대 수비를 흔들어 놓는 특유의 에너지를 되찾겠다는 다짐이다. “남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면 사람이 작아지고 공격적인 플레이가 안 나오더라. 내가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부딪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팬들을 향한 약속도 잊지 않았다. 승리의 짜릿함을 ‘도파민’에 비유한 그는 “팬분들이 개막을 기다리는 만큼 우리 선수들도 간절하다. 경기에서 이겼을 때 터져 나오는 그 도파민을 팬분들이 더 크게, 더 자주 느끼실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duswns06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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