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넘는데 굳이?”… 노시환·원태인 ‘다년계약’ 대신 ‘10억 연봉’ 택한 진짜 이유

‘동상이몽’에 갇힌 거물들… 구자욱·홍창기·최지훈, 도장 찍기 망설이는 퍼즐의 실체

[스포츠서울 | 정동석 기자] 요즘 KBO리그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는 단연 ‘비FA 다년계약’이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미리 붙잡아 전력 안정을 꾀하려는 구단과,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받으려는 선수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금방이라도 ‘잭팟’ 소식이 들려올 듯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스코어는 ‘제로(0)’다. 그 많던 대형 계약설은 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까.

“지금 도장 찍기엔 아깝다”...

선수들의 느긋한 계산기 협상 테이블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면면은 화려하다. LG 박동원과 홍창기, 삼성 구자욱과 원태인, 한화 노시환, SSG 최지훈 등 각 팀의 기둥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서두르지 않는다. 최근 삼성 원태인과 한화 노시환은 다년계약 대신 ‘연봉 10억 원’에 도장을 찍고 스프링캠프로 향했다.

선수들이 느긋한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FA 시장의 몸값은 ‘기본 100억 원’ 시대다. 굳이 지금 시점에서 ‘홈 디스카운트’를 감수하며 다년계약에 묶일 이유가 없다. 특히 해외 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젊은 에이스들에게 다년계약은 자칫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 전문 에이전트들의 냉철한 분석도 한몫한다. 과거처럼 ‘의리’에 호소하는 협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돈도 없고 눈치도 보이고”...

구단의 딜레마 ‘샐러리캡’ 구단들의 속사정은 더 복잡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이다. 삼성, LG 등 주요 구단의 2025년 기준 샐러리캡 여유분은 5억에서 6억 원 남짓이다. 수십억 원의 계약금을 지불해야 하는 다년계약을 체결하기엔 재정적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라커룸 형평성’도 무시할 수 없다. 특정 선수에게 과도한 혜택이 돌아갈 경우, 팀워크 저하나 다른 주축 선수들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

‘데드라인’ 없는 줄다리기...

“결국 시간은 우리 편” 무엇보다 이 협상에는 ‘마감 시한’이 없다. KBO 규정상 구단은 해당 선수가 FA 자격을 얻기 전까지 독점적 협상권을 갖는다. 시즌 중에도, 혹은 내년 이맘때에도 계약은 가능하다. 당장 사인을 하지 않아도 선수를 빼앗길 염려가 없으니 양측 모두 계산기를 두드릴 시간이 넉넉하다.

결국 지금의 정적은 협상 결렬이 아닌, 서로가 낼 수 있는 최선의 패를 고르는 ‘고도의 심리전’ 구간으로 풀이된다. white2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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