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약 200억원에 이르는 기부로 ‘기부 천사’라 불려온 가수 김장훈이 자신의 현재 재산 상태를 숨김없이 밝혔다.

화려했던 수입의 기억보다 지금의 삶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태도가 되레 큰 울림을 남긴다.

김장훈은 29일 박명수의 라디오쇼에 출연해 연말 특유의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도 묵직한 고백을 전파에 실어보냈다.

그는 자신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웃긴 노인”이라고 유머스럽게 소개했고, 이어진 재산 관련 질문에도 가감없이 솔직함을 보였다.

박명수가 “형님, 진짜 재산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김장훈은 “보증금 3000만원 있고, 통장에 200만~300만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지하철도 공짜고, 과거에 많이 벌어 국민연금도 꽤 나올 것”이라며 “난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방싯했다.

김장훈의 빈 잔고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지난 행보 때문이다.

김장훈은 1991년 데뷔 이후 ‘나와 같다면’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사랑받았고, 그동안 사회 곳곳에 약 200억원에 달하는 기부를 이어왔다.

독도 알리기 활동, 취약계층 지원, 각종 공익 캠페인까지 꾸준히 참여하며 ‘말보다 행동’으로 자신의 신념을 실천했다.

김장훈은 이날 방송에서 “새빠지게 노래하며 살아왔는데, 돈 없이 살아보니 그 상황 자체가 웃기다”고 하면서도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다. 그의 목소리에 초조함 대신 여유가 묻어나는 이유다.

김장훈은 최근에도 선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션과 함께 윌리엄스 증후군 및 경계선급 아이들을 위한 자립대안학교에 악기를 기부하고, 공연과 식사를 함께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수입이 줄어든 이후에도 나눔의 방식만 달라졌을 뿐, 방향은 변하지 않았다.

통장 잔고는 줄었을지 몰라도, 김장훈의 이름 앞에 붙는 ‘기부 천사’라는 수식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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