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쿠팡플레이 웹예능 ‘자매다방’의 구조는 단순하다. 이수지, 정이랑 자매가 다방을 운영한다는 설정 아래 각 회차마다 다른 게스트가 등장해 가벼운 농담부터 생활 밀착형 토크까지 풀어놓는다.
두 사람은 그동안 ‘SNL 코리아’를 통해 단련된 타이밍과 완급을 자연스럽게 끌어와, ‘자매다방’이라는 작은 공간에 유쾌한 기세를 장착했다. 그 결과 ‘자매다방’은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수지와 정이랑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기류를 담담히, 또 특유의 너스레를 곁들여 풀어놓았다.
이수지는 “레트로 다방 콘셉트로 게스트분들을 모셔서, 그분들의 삶도 엿보고 작품도 함께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시청자분들이 훨씬 더 재미있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엇보다 저희 둘이 촬영을 너무 즐겁게 하고 있어서 그 시너지가 화면에도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요즘 ‘자매다방 잘 보고 있어요’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이수지)
“연기를 하는 게 아라고 생각해요. 카메라가 돌아가면 그냥 자매처럼 얘기하고 있을 뿐인데, 그걸 시청자분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편집된 숏폼이 화제가 되는 것도 큰 힘이 되죠. ‘우리끼리 재밌었던 게 정말 전해지는구나’ 싶은 순간들이 많습니다.”(정이랑)
이들의 자연스러운 호흡이 빛나는 순간은 애드리브에서 더 짙어진다. ‘자매다방’은 게스트의 작품 홍보를 위한 기본 질문 정도만 대본에 적혀 있다. 나머지는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채워진다.
두 사람은 평균 40% 가까운 애드리브 비율로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첫 회 ‘모범택시’ 팀이 출연했을 때도 그 감각이 드러났다. ‘김의성에게 괄사 마사지를 한다’는 설정까지만 대본에 존재했지만, 김의성의 다리를 살짝 들어 올린 채 문지르는 동작은 정이랑의 현장 아이디어였다.

이 든든한 기반은 결국 ‘SNL 코리아’에서 시작됐다. 버라이어티와 콩트를 넘나드는 그 현장은, 새로운 캐릭터를 매주 생성하고 버려야 하는 강도 높은 리듬 속에서 자신들의 개성과 기량을 끝없이 다듬어야 하는 무대였다. 그때 쌓인 센스와 순발력이 ‘자매다방’에서 자연스러운 말투와 순간적 반응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SNL’의 의미를 생각하면 울컥해요. 지금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게 된 기반은 ‘SNL’ 덕분이었죠. 정말 감동의 프로그램 입니다.”(이수지)
“동굴에서 세상 밖으로 나가게 해준 프로그램이었어요. 타 개그 프로그램을 했을 땐 방송 노출이 안 되어서 ‘다들 뭐하냐’고 물어볼 정도였죠. ‘SNL 코리아’는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어요’라고 날 노출시켜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인형뽑기 기계 안의 인형을 건져다 좋은 주인을 만나게 해준 느낌입니다.”(정이랑)
매주 새로운 손님을 맞이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두 사람도 평소 꼭 모시고 싶은 게스트들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질문을 꺼내자 분위기가 바로 밝아졌다.
“지난 10월 1일 송강 씨가 전역했어요. 요즘 해외여행도 다닌다고 했는데, 이제는 좀 나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정말 팬었어요. 조리원에서 송강 님 드라마 보면서 회복했어요.”(이수지)
“박정민 님이 화사님 뮤직비디오 나오신 거 보고 진짜 2주 동안 매일 돌려봤어요. 그냥 연예인 박정민으로 와도 좋지만, 부끄러우시면 저를 꼬시는 동네 건달 콘셉트로 오셔도 됩니다.”(정이랑)
‘자매다방’의 레트로 다방은 단순한 세트가 아니다. 대본과 애드리브가 뒤섞이고, 두 사람이 오래 쌓아온 케미스트리가 자연스럽게 번지는 작은 무대다. 이수지와 정이랑은 그 공간에서 각자의 리듬으로 농담을 던지고, 게스트의 이야기를 건져 올리고, 시청자의 일상에 작은 웃음을 더한다.
“정말 재밌게 찍고 있고, 그 기운을 그대로 전달해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손님들이 오셔도 흔들리지 않고 저희 방식대로 웃음을 드릴 테니 기대해주세요.”(정이랑)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에요. 많은 분들이 ‘자매다방’으로 하루에 한 번이라도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할게요.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이수지)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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