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에 펄펄 난 최형우
2년 26억원 FA 계약까지
30대 중후한 베테랑도 ‘각성’
“오래 하고 싶다”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최)형우 형 보면서 목표 바꿨어요.”
세상은 언제나 발전한다. 야구계라고 다르지 않다. 가장 큰 변화는 ‘은퇴 시기’가 늦어졌다는 점이다. 이제 30대 초반은 전성기라 한다. 40대에도 뛰는 선수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최형우(42)가 이슈의 중심에 섰다. ‘나비효과’를 일으킬 기세다.
최형우는 133경기,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출루율 0.399, 장타율 0.529, OPS 0.928 찍었다. 삼진 98개 당하는 동안 볼넷 67개나 뽑았다. 잘 치고, 멀리 때리고, 보기도 잘 보는 선수다.

놀라운 점은 역시나 나이다. 1983년생으로 42세 시즌을 보냈다. 웬만한 20대 선수를 압도하는 성적을 뽑았다. 올해만 잘한 것도 아니다. 꾸준히 좋았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과 2년 총액 26억원 프리에이전트(FA) 계약도 맺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중이다. 역대로 42세에 리그 최고 수준의 성적을 일군 선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민타자’ 이승엽도,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도 42세 시즌은 없었다.

누군가 앞서 나가면 뒤를 따르는 누군가도 나오기 마련이다. 최형우의 등을 보며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따라가고자 한다. 베테랑도 마찬가지다.
이번 2026 FA 시장을 봐도 알 수 있다. 30대 중후반 선수들이 거액 계약을 따냈다. 37세 시즌을 마친 김현수가 KT와 3년 50억원 전액 보장 계약을 맺었다. 역시나 37세 시즌을 보낸 양현종도 KIA와 2+1년 총액 4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김현수와 양현종이 3년을 다 채우면 40세 시즌이 끝난다. LG와 4년 65억원에 도장을 찍은 박해민도 4년 후에는 39세 시즌을 마치게 된다.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 그러나 끝을 말하지 않게 됐다.
김현수는 “(최)형우 형이 내 생각을 자꾸 바꾸게 해준다. 지금은 마지막을 생각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서, 내 몸이 아프지 않은 한 경쟁할 수 있는 몸을 만들려고 한다. 노력하고 있고,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통산 10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최다 수상 타이가 된 양의지도 “내년 바로 11번째 받겠다”고 각오를 다진 후 “내가 이제 마흔이 된다. 형우 형처럼 나이와 싸우면서 오래 하고 싶다. 목표도 바꿨다. 형우 형보다 더 오래 하는 걸로 수정했다”고 힘줘 말했다.
최형우는 외롭게 자신과 싸우고 있다. “나이보다,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늘 얘기한다. 그 결과물이 이번 FA 계약이다. 그리고 후배들도 ‘각성’하고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