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미영 기자] 고(故) 이순재의 영결식에 참석한 배우 하지원이 추도사를 낭독하며 고인을 애도했다.

하지원은 27일 오전 서울시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된 고(故) 이순재의 영결식에서 “존경하고사랑하는 이순재 선생님. 오늘 이 자리에서 선생님의 보내드려야 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며 “지금도 어디선가 선생님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 올 것만 같다. ‘더킹 투 하츠’를 통해 선생님을 처음 뵀고, 선생님은 늘 조용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저를 지켜봐 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무대에 서실 때 찾아뵀던 연극 공연도 기억난다. 공연 후 함께 식사하며 연기에 대해 나눴던 담담한 대화 속에는 배우로 살아오신 긴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며 “작품 앞에서 제가 스스로 흔들렸던 시기에 선생님께 ‘선생님. 연기는 왜 할수록 어려운가요’라고 조심스럽게 여쭤본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께서는 특유의 담담한 목소리로 ‘인마. 지금 나도 어렵다’고 하셨다. 그 한마디는 제게 큰 위로이자 오랫동안 마음을 지킨 가르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연기가 어렵다고 말할 수 있는 솔직함과 겸손함이 저에게는 그 어떤 말보다 큰 위로이자 평생의 가르침이 됐다”면서 “선생님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일 뿐만 아니라 연기 앞에서 끝까지 겸손함을 잃지 않고, 스스로 질문을 멈추지 않았던 진정한 예술을 하셨다. 그리고 저에게는 배우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행동과 태도로 보여주신 가장 큰 스승이기도 하셨다. 선생님께 배운 마음과 자세를 앞으로 작품과 삶 속에서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작품 앞에서는 정직하게, 사람 앞에서는 따뜻하게, 연기 앞에서는 겸손함을 잃지 않는,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겠다. 이 자리는 선생님의 연기를 사랑해 온 후배들과 대중의 마음이 함께 모인 자리라고 생각한다”라며 “이제 편안히 쉬십시오. 저희 후배들은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마음과 자세를 잊지 않겠다. 선생님이 걸어오신 긴 여정에 누를 끼치지 않는 후배가 되도록 늘 노력하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깊이 기억하겠다. 선생님 사랑합니다”라고 눈물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을 “선생님의 영원한 팬클럽 회장”이라고 덧붙였다.

하지원은 2012년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 이순재와 함께 출연했다. 앞서 이순재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하지원이 팬클럽 회장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영결식에는 배우 김나운, 김영철, 박상원, 이무생, 이원종, 유동근, 유인촌, 유태웅, 원기준, 최수종, 정태우, 정일우, 정준호, 정동환, 정준하, 방송인 장성규 등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my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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