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9만 원 후반대 안착, 외국인·기관 ‘사자’ 행진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폭제…“이제 시작”

증권가, 목표주가 13만 원까지 상향…장밋빛 전망 확산

‘10만 전자’가 4년 만에 현실로 다가오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상승세는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삼성전자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다. 스포츠서울은 ‘10만 전자’를 이끄는 3대 핵심 동력을 심층 분석했다. ▲AI가 촉발한 메모리 ‘슈퍼 사이클’ ▲기술력으로 되찾은 HBM 시장 주도권 ▲‘히든카드’로 부상한 파운드리 사업의 반격 등을 통해 삼성전자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10만 전자’ 시대가 마침내 가시권에 들어왔다. 3년여의 긴 침체를 깨고 삼성전자 주가가 9만 원 후반대에 안착, 연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이 촉발한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제왕’의 완벽한 부활이 시작됐다는 시장의 확신이 반영된 결과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랠리의 기폭제가 된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바로 이 AI 슈퍼 사이클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12조 원대 영업이익의 중심에는 반도체(DS) 부문의 화려한 부활이 있었다. 이는 AI 시대가 삼성전자에게 왜 결정적인 호재로 작용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과거 반도체 호황이 PC나 스마트폰 같은 특정 기기 교체 주기에 기댔다면, 이번 ‘AI 슈퍼 사이클’은 질적으로 다르다. 생성형 AI를 구동하기 위한 데이터센터는 천문학적인 양의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AI 반도체의 핵심 파트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동시에, 막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올 서버용 고용량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까지 동반 상승하는 연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모든 종류의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공급자로서, AI 시대가 요구하는 모든 길목에서 수혜를 입는 구조를 갖춘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국내 증권사들은 AI가 이끄는 이번 상승 동력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강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KB증권은 “최근의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쟁사 대비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10만 원은 저항선이 아닌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업계 최고 수준인 목표주가 13만 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가 녹으면서 수급 상황도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서만 4조 원이 넘는 기록적인 순매수를 보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8만 원대 ‘박스권’에 갇혀 오랜 기간 마음고생을 했던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4년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구조대가 왔다”는 환호가 나온다.

시장의 모든 관심은 이제 ‘10만 전자’ 달성을 넘어 그 이후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AI 시대의 본격적인 개화와 함께 화려하게 귀환한 ‘반도체 제왕’이 과연 어디까지 비상할 수 있을지, 대한민국 증시의 새로운 역사를 향한 기대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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