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이건 방송이 아니라 하나의 역사 그 자체다.”
추석 연휴 KBS가 선보인 ‘조용필 특집’이 최고 시청률 18.2%를 기록하며 ‘가왕’의 건재함을 입증했다. 지난 6일 방송된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는 최고 시청률 18.2%, 전국 15.7%(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8일 방송된 후속편 ‘그날의 기록’ 역시 최고 9.1%, 전국 7.3%로 동시간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추석 연휴 전체 프로그램 중 최고 기록이다.
1997년 ‘빅 쇼’ 이후 무려 28년 만에 공중파 단독 콘서트로 돌아온 조용필의 무대는 특별했다. 75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단발머리’, ‘모나리자’,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완벽히 소화하며 세대를 뛰어넘은 떼창을 이끌어냈다. 관객석에서는 70대 어르신들이 응원봉을 흔들었고, 안방에서는 가족이 함께 합창했다. 조용필이 50년 넘게 정상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명확하다. 멈추지 않는 도전과 변신이다.
후배 가수들의 헌사가 이를 증명한다. 이승철은 “조용필은 하나의 장르”라고 했고, 인순이는 “도전이자 혁신”이라고 표현했다. 아이유는 “전 세대가 사랑하는 유일무이한 존재”라며 존경을 표했다.
1980년대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국민가요를 만들었고, 1990년대에는 록 발라드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장르의 경계를 허물었다. 2013년 19집 ‘바운스’에서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과감히 도입해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았다. 75세에 발표한 20집은 여전히 현역임을 증명했다.
이번 방송의 성공에는 KBS의 혼신도 한몫했다. “더 늦기 전에 국민과 만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조용필의 바람에 제작진은 초대형 LED, 폭죽, CG 등 세심한 연출로 화답했다.
자막 크기와 폰트까지 ‘안방 떼창’을 고려했고, KBS 교향악단과의 협연은 가요와 클래식의 경계를 허물었다. 수백 명의 스태프가 무대·조명·사운드·카메라 워크까지 완벽을 기했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세대를 초월한 감동”, “음악의 진정한 힘을 느꼈다”, “조용필과 KBS, 다 전설이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32년간 함께한 밴드 ‘위대한 탄생’의 여정, 그의 노래로 삶을 버텨온 팬들의 고백은 단순한 공연 비하인드를 넘어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로 깊은 울림을 남겼다.
제작진은 “추석, 조용필의 음악으로 대한민국이 물들었다. 추억이 아닌 현재의 감동이었고, 이날의 기록은 영원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75세에도 현역으로 무대를 지키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조용필. 그가 진정한 ‘가왕’인 이유는 나이가 아니라 여전히 진화하는 음악, 그리고 세대를 아우르는 진심 때문이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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