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과 한푸는 다르다…국내 오류부터 바로 잡아야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추석을 앞두고 한복을 고르려는 소비자들이 검색창에서 먼저 멈칫하고 있다.
국내 다수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복을 검색하면 한푸가 함께 노출된다. 사진 속 실루엣은 비슷하지만 명칭과 역사, 맥락은 전혀 다른 의복이 한 페이지에 섞여 있는 것.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에게도 비슷한 제보가 연휴를 앞두고 몰렸다.
서 교수는 중국풍 의상 자체의 판매는 문제가 될 수 없지만, 한복과 한푸는 기원과 체계가 다른 옷이므로 같은 카테고리로 묶거나 교차 표기하는 행태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대형 플랫폼이 판매 공간만 제공한다는 논리를 펴더라도, 검색어와 분류 체계, 노출 정책을 꾸준히 점검할 책임은 플랫폼에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국내를 넘어선다. 중국 포털에서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축소하거나, 글로벌 기업의 서비스 화면에서 한복을 중국 문화로 표기했던 전례가 있었다.
이런 사례들은 몇 년째 반복돼 왔다. 국내 쇼핑몰의 혼선은 외부의 왜곡 주장에 또 다른 근거처럼 오해될 소지가 있다. 설 명절마다, 한복의 날마다 되풀이되는 온라인 공방을 기억하는 소비자에게 이번 화면은 낯설지 않다.
현장에서는 실제 구매 동선의 불편이 더 크다. 한복을 찾다 한푸로 이동하고, 다시 카테고리 상위로 올라가 검색어를 바꾸는 과정이 이어진다. 판매자도 혼선의 당사자다. 키워드 경쟁을 위해 의도적으로 교차 태깅을 붙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시스템상 기본 추천 키워드에 자동 연동돼 원치 않는 노출이 발생하는 일도 있다는 하소연이 뒤따른다.
해법은 명확하다. 첫째, 카테고리 분리다. 한복과 한푸를 상위 분류부터 갈라 검색·추천 알고리즘을 재정렬해야 한다.
둘째, 판매자 가이드라인이다. 상품명·상세설명에 사용하는 고유명사를 표준화하고, 교차 태깅을 제한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상시 모니터링이다. 플랫폼이 신고 기반 사후 조치에 머물지 말고, 명절·행사 시즌에는 사전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 신고 채널을 전면 배치하고 처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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