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이수진 기자] 작곡가 윤일상이 병역 기피 논란으로 20년 넘게 국내 입국이 막힌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10일 ‘프로듀썰 윤일상 iLSang TV’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유승준과의 과거 인연부터 현재의 심경까지 거침없이 털어놨다.
제작진이 유승준에 대한 질문을 꺼내자, 윤일상은 깜짝 놀라며 “나락 가고 싶냐? 그 얘기는 뭐하러 꺼내냐”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러나 이내 그는 유승준의 데뷔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던 당시를 회상하며 솔직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윤일상은 유승준의 데뷔곡 ‘가위’를 비롯해 타이틀곡 ‘나나나’ 등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하며 거의 매일 함께했다고 밝혔다.
유승준의 데뷔 당시 인기에 대해 “지금의 지드래곤과 비교가 안 됐다. 아마 지금이었으면 전 세계적으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작사가 직접 마이클 잭슨을 만나러 갔을 정도였다. 실제로 마이클 잭슨도 ‘춤 잘 춘다’고 평가했다”라고 덧붙였다.
유승준의 성격에 대해서는 “싹싹하고 털털했다”고 언급하면서도, 자신과는 일로만 주로 소통했고 “곁을 주지 않는 사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승준이가 마음은 늘 미국에 있었던 것 같다. 한국은 비즈니스였고, 돌아갈 곳은 미국이라고 생각했던 듯하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하며, 이것이 그의 병역 기피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병역 기피 논란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대중에게 약속했으면 지켜야 하고, 만약 못 지켰다면 진정한 사과를 해야 했다. 사과라는 건 받아들이는 사람이 인정할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인데 시작조차 안 된 것 같다”고 강하게 지적하며 “국가에 대한 배신감을 준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승준은 1997년 ‘가위’, ‘나나나’ 등 히트곡으로 톱스타 자리에 올랐으나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의무를 회피했다. 법무부는 같은 해 입국 금지 결정을 내렸다. 20년 넘게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이후 2015년부터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세 차례 소송 끝에 최근까지 법원에서 연이어 승소했으나 외교 당국은 “병역 기피로 인한 입국 불허 원칙은 유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ujin1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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