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한한령 해제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 기대됐던 ‘2025 드림콘서트’가 무기한 연기됐다. 한한령 해제를 간절히 기다리던 국내 엔터테인먼트계는 또 한 번 한숨을 내쉬게 됐다.
복수의 연예 관계자는 14일 “드림콘서트가 공연 출연 소속사에 일괄적으로 연기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드림콘서트 측은 “이른 시일 내에 공연 일정을 재공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드림콘서트’는 26일 중국 하이난성 싼야 스타디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중국의 약 5만석 규모의 스타디움에서 K팝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 기대가 컸다.
가요계에서는 드림콘서트가 한중 문화 교류 재개의 시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에서 1만석 이상의 대형 공연이 개최되면, 이를 기점으로 중국 내 공연이 가능해지면서 한한령 해제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기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1995년 시작해 올해 31주년을 맞은 드림콘서트는 국내 최장수 옴니버스 콘서트다. 국내를 대표하는 K팝 그룹이 무대에 오를 뿐 아니라 최예나, 키스오브라이프, 하이키, 피프티피프티 등 다채로운 장르의 아티스트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었다. 공연 성사에 기대가 컸으나, 시간이 더 필요해졌다.

한한령 해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된 지점도 있다. 주최 측은 일부 소속사에 완전체가 아닌 외국인 멤버 참석만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연기되기 전 드림콘서트 측에서 한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멤버만 올 수 없냐는 제안도 있었다. 한한령 해제가 쉽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새롭게 안무도 짜야 하고, 파트도 다시 나눠야 해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중국 공연을 성사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결국 줄줄이 무산됐다. 케플러와 키드밀리는 중국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돌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 이펙스도 푸저우 단독 공연을 개최하기로 했으나 결국 연기됐다.
또 다른 가요관계자는 “대형 콘서트는 여전히 막는 추세다. 팬미팅과 같은 소규모 행사는 열어두고 있다. 다만 노래를 한 곡만 부르게 하는 등 규제가 적진 않다”고 말했다.

한한령 해제는 국내 중소 가요기획사의 마지막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대형기획사의 경우 중국을 제외하더라도 내수 시장을 비롯해 아시아와 북미,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어 타격이 덜한 편인데, 이들과 경쟁하는 중소 기획사는 수익이 될 만한 곳이 부족한 탓이다. 그나마 한한령 해제가 중소 기획사들이 버티고 있는 유일한 목숨 줄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가요관계자는 “중소 기획사는 심각하게 어려운 상황에 있다. K팝에서 글로벌 경쟁이 너무 치열한 탓에 중소 기획사의 가수들이 갈 곳이 없다”며 “중국 시장이 유일한 활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소 기획사가 무너지면 연관된 산업 전반의 종사자들이 설 곳이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한령이 풀린다는 게 벌써 몇 년째”라며 “일각에선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풀린다고 하고, 반대편에서는 이미 물 건너갔다는 등 소문만 무성하다. 이번 드림콘서트까지 밀려나면서 위기가 고조됐다”고 말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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