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걸그룹 비비지(VIVIZ)가 데뷔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8일 공개된 ‘어 몽타주 오브 블랭크(A Montage of ( ))’는 비비지의 미래를 예고하는 앨범이다. ‘여자친구’에서 ‘비지지’로 도약했던 이들에게 또 한 번 찾아온 전환점이다.

앨범명 속 ‘괄호’는 어떤 단어를 대입해도 비비지(은하 신비 엄지)만의 색깔로 완성할 수 있다는 포부를 의미한다. 세 멤버는 “지금까지의 시간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앨범”이라고 정의했다.

타이틀곡은 ‘라 라 러브 미(La La Love Me)’. 기존의 비비지 곡들보다 리듬은 부드러워졌고, 퍼포먼스는 고혹적으로 변모했다. 일렉트로닉과 아날로그 사운드가 결합된 댄스 팝 트랙이다. 가사는 사랑이 시작되는 찰나의 설렘과 확신을 표현했다. 새로운 색깔을 입히는 동시에 비비지 특유의 절제된 비트를 후렴에 넣으며 기존의 장점을 끌어왔다.

주목해야 할 트랙은 처음 공개되는 멤버들의 솔로곡이다. 은하는 직접 작사, 작곡한 ‘밀키 웨이(Milky Way)’를 통해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를 완성했다. 곡 선정까지 “오래 고민하고 노래도 많이 들었지만 ‘이거다!’ 하는 게 없었다”는 은하는 “직접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고 취향대로 완성시켜보니 굉장히 ‘은하 같은 솔로곡’이 나왔다”고 밝혔다.

신비는 힙합 댄스 ‘힙노틱(Hipnotic)’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도에 나섰다. 둔탁한 비트 위에 얹힌 신비의 섬세한 목소리가 감상 포인트다. 스스로도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강렬한 노래”라고 밝힌 신비는 “처음부터 끝까지 제 목소리만 나오니까 어떻게 하면 덜 지루하게 들릴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다이내믹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엄지는 알앤비(R&B) 장르의 솔로곡 ‘러브 랭귀지(Love Language)’를 내놓았다. 직접 작사에 참여해 내면의 감정을 표현한 엄지는 “가사와 멜로디 라인을 살리려고 한 디테일을 유심히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며 “솔로곡인 만큼 조금 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 영어 가사 위주의 곡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은하, 신비, 엄지의 고민과 노력이 엿보이는 작업물이다. 특히 이들이 솔로 아티스트로서는 어떤 음악을 추구할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진다. 세 사람의 솔로곡 무대는 지난 5, 6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월드투어 공연에서 팬덤 ‘나비’에게 먼저 공개돼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비비지에게 이번 앨범은 향후 펼쳐질 음악적 여정의 나침반이다. 엄지는 “그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나날들 또한 어떻게 그려 나가야 할지 알려주는 중간 정차지 같은 앨범”이라고 표현했다. 신비는 “그 여느 때보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했으니 기다려주신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은하는 팬들을 향해 “오래 기다렸죠 나비, 이번 앨범이 더운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라요”라고 말했다.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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