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서귀포=김민규 기자] “사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 좋아하지 않아요.(웃음)”

연습 라운드 때 샷이 좋지 않았다. 실전에 강하다.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았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7년차 옥태훈(27·금강주택) 얘기다. 옥태훈이 시즌 ‘첫 승’을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다.

옥태훈은 8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파71·7120야드)에서 열린 KPGA 클래식(총상금 7억원)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8개를 적어 16점을 획득,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대회는 KPGA투어 유일의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지고 있다. 파를 기록하면 0점, 버디는 2점, 이글은 5점, 앨버트로스는 8점이 주어진다. 반면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모두 -3점이 배점된다.

경기 후 만난 옥태훈은 “오늘 웨지 플레이가 정말 잘 됐다. 특히 100미터 안쪽 쇼트게임에서 원하는 대로 핀 가까이 붙일 수 있었다. 그래서 버디를 많이 잡았다”며 “사실 연습 라운드 때는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현재 KPGA투어 최다 버디수 1위에 올라 있다. 각 홀 스코어에 따라 부여된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정하는 만큼 가장 많은 버디를 기록 중인 그에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부담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옥태훈은 “사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글이나 버디를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라며 “이번 대회는 스코어를 생각하기 보다 매 홀에서 스트로크에만 집중하고 있다. 퍼트도 잘 되다 보니 결과적으로 버디를 많이 기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옥태훈은 10~12번홀(파3)까지 3연속 버디를 잡는 등 전반에만 5타를 줄이며 10점을 적었다. 후반 2번·5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를 잡은 후 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1라운드 합계 16점을 적어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올시즌 시작이 좋다. 비록 우승에는 닿지 않았지만 3개 대회에서 컷 통과했다.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공동 2위, 우리금융 챔피언십 공동 4위 등을 기록했다. 비결은 늘어난 연습량과 자신감이라 했다.

옥태훈은 “KPGA투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출전한 ‘뉴질랜드 오픈’과 ‘인터내셔널 시리즈 마카오’에서 모두 컷탈락을 했는데 이 때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며 “그래서 연습량을 정말 많이 늘렸다. 레슨을 받고 있는 염동훈 프로님, 김종필 프로님과 많이 상의하고 조언도 들으면서 샷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 자신감도 돌아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목표는 명확하다. 시즌 3승이다. 일단 KPGA투어 ‘첫 승’부터다. 2라운드부터 잘 해내야 한다.

옥태훈은 “내일 비 예보가 있다. 그래도 내 플레이에만 집중해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며 “개막전 때 시즌 3승을 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올 시즌 감이 정말 좋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으로 물꼬를 틀 수 있다면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KPGA 클래식 1라운드에서 옥태훈이 단독 선두에 오른 가운데 최승빈(13점), 함정우(11점)가 각각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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