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갤러리마리는 6월 13일까지 김선형 작가의 개인전《GARDEN BLUE, 꽃이 아닌 꽃》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마리에서 열리는 김선형 작가의 3번째 개인전이자, 갤러리마리의 창립 10주년 기념 기획전이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갤러리마리는 조용하고 단단하게 예술의 길을 걸어왔다.
정마리 대표 (갤러리마리 대표)는 이번 전시에 대해 “예술은 무엇이며, 우리는 예술 앞에서 어떤 존재로 서 있는가의 근원적 질문을 시작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꽃이 아닌 꽃’, 이 역설적 제목은 언어로 규정할 수 없는 실재에 대한 질문이다. 이름 붙일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라는 노자의 가르침처럼, 김선형의 회화는 이름과 형상 이전의 본질을 추적한다.
김선형 작가는 익숙한 형상인 ‘꽃’을 거부한다. 그는 꽃을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꽃이 아닌 것’을 붓질과 색, 여백과 흐름으로 말해질 수 없는 것을 표현한다. 작가는 이름 붙이기 이전의 감정, 언어화 되지 않은 존재 상태를 포착하려 시도한다.
김선형의 회화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처럼 정해진 목적이나 형식 없이 자유롭게 유영한다. 밑그림 없이 그려진 즉흥적 붓의 움직임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흐름을 따른다. 그의 그림은 어떤 완결도 선언하지 않고 ‘이미 꽃이면서도 아직 꽃이 아닌 것’의 경계에 머문다.

작가의 GARDEN BLUE(푸른 정원)는 실재하는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잠재된 기억, 정서의 깊이, 마음의 진동이 머무는 무형의 공간이다. 울트라 마린의 짙은 파랑은 색이 아니라 감각이고, 시간이며, 감정이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관람자는 더 이상 ‘정답’을 찾는 자가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시대, 이름 붙여진 모든 것이 진실이 아닌 시대에, 《꽃이 아닌 꽃》은 형상화되지 않은 존재를 향한 겸허한 응시를 제안한다.

●전시명 : 김선형 개인전 《GARDEN BLUE, 꽃이 아닌 꽃》
●전시일정 : 2025년 4월 30일(수) – 6월 13일(금)
●전시장소 : 갤러리마리 (서울시 종로구 경희궁1길 35 마리빌딩)
●관람정보 : 화-토 11시-19시 (매주 일-월요일 휴관), 무료관람
kenny@sportsseoul.com 사진|갤러리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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