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대한항공이 흔들린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지난시즌까지 통합 4연패를 이뤘다. 대한항공의 ‘대항마’가 나타날 것 같지 않았는데, 이번시즌은 다르다. 대한항공은 불안한 2위를 지키고 있다. 대한항공(승점 52)은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70)과 격차가 18점이나 된다. 9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뒤집기 우승은 사실상 불가하다.

오히려 대한항공은 3위 KB손해보험(승점 47)과 격차가 5점에 불과하다. KB손해보험의 거센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처지다. 무엇보다 KB손해보험은 후반기 상승세가 대단하다. 4라운드를 5승1패로 마쳤고, 5라운드도 3연승을 질주 중이다. 더욱이 선두 현대캐피탈의 16연승을 저지한 것도 KB손해보험이다. 레오나드로 아폰소 감독이 부임한 뒤 확실히 안정감을 찾았다.

반대로 대한항공은 고전하고 있다.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삼성화재전에서도 먼저 두 세트를 내줬고, 5세트에서 무릎을 꿇었다. 3연속경기 풀세트를 치렀고, 최근 6경기 중에서 5경기가 풀세트다. 연이은 풀세트 경기를 펼치며 체력적인 부담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나 대한항공답지 않은 경기력도 고민거리다.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전에서 블로킹을 20개나 잡아냈지만 36개의 범실을 쏟아내며 삼성화재에 승리를 내줬다. 지난 4일 한국전력에도 39개, 7일 우리카드전도 31개의 범실을 범했다. 지난달 현대캐피탈전도 33개였다.

4연속경기 30개 이상의 범실이다. 대한항공은 이번시즌 범실 1위다. 27경기에서 764개의 범실을 저질렀다. 최소 범실 팀은 OK저축은행(466개)과 큰 차이가 난다. 물론 강한 서브를 구사하고 강한 공격을 구사하다 보면 범실은 자연스레 늘어난다. 하지만 최근 대한항공은 연결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 호흡이 맞지 않는 부분이 두드러진다.

좀처럼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대한항공은 남은 9경기에서 2위 자리를 지킨다는 보장이 없다. 아직 KB손해보험과 2차례 맞대결이 남아 있다. 당장 14일에 열리는 KB손해보험과 5라운드 맞대결에서 패한다면 격차는 1경기 차 이내로 좁혀진다. 대한항공의 비행이 위태롭다. beom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