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지난 임기 기간) 한 푼 도 안 냈다는 식의 얘기를 하시는데….”

제55대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전에서 ‘조용한 현장 행보’를 거듭한 기호 1번 정몽규 현 회장이 모처럼 기자회견을 열고 마이크 앞에 섰다. 그는 경쟁 후보인 기호 2번 신문선 명지대 교수, 3번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을 향해 “비방과 선거 지연 행위를 중단하고 경선에 집중해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특히 자신이 지난 세 번의 임기 기간 사비 출연이 적었다는 비난에 억울한 마음을 보였다.

정몽규 후보는 11일 서울 신문로2가에 있는 포니정재단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허 후보 측이) 12년간 (내가 협회 출연금으로) 3000만 원만 냈다고 하시는데 축구인을 만나 낸 밥값만 해도 100배는 아니어도 몇십 배는 될 것이다. 실제 감독 선임(과정)이나, 월드컵 포상금 등 (기부한 것을) 많이 들으셨을 텐데, 그렇게 말씀하셔서 조금 억울했다. 물론 돈을 얼마 쓴 것을 얘기하고 싶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운동 기간 KFA에 50억을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충남 천안에 건립 중인) 축구종합센터에 큰 우려가 있다. 문체부는 협회의 대출 등을 두고 재정 안정성을 우려한다. 은행이 가장 잘 알지 않겠느냐. 조금이라도 안정성이 없는 기관에 대출해 줄 리 없다”며 “협회는 중계권료 협상 등으로 많은 수익을 낼 것이고, 스폰서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 어느 정도 증명됐다. 앞으로 잘 설득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원활하게 하려고 50억 기부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특정감사를 통해 정 회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진의 중징계를 KFA에 요구했다. 그러나 KFA는 반박의 취지로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행정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날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양측은 감사 결과에 대한 부당성을 두고 본안 소송을 하게 됐다. 정 회장은 당선이 된다고 해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당선된 게 아니어서 지금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회장 선거는 애초 지난달 8일 예정됐다. 그러나 허 후보가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이 인용돼 연기됐다. KFA는 새롭게 선거운영위원회를 구성했고 지난 3일 첫 회의를 통해 26일로 새 선거일을 확정했다. 선거운영위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신 3명과 언론인 3명이 포함되는 등 가처분 인용의 화두였던 불공정성 논란을 지우는 데 애썼다. 정 후보는 “새 선거 운동 기간 오직 현장 중심 운동을 펼치겠다”며 “당선하면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현안 뿐 아니라 한국 축구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외교 활동, 인프라 개선에 더 집중하겠다. 다음 세대 축구행정가 육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