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수치상 목표를 잘 밝히지 않는 선수다. 항상 “열심히 하겠다”고 한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멀리 보고 도전할 무언가가 생겼다. 도루 500개다. 이를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타격이다. LG ‘캡틴’ 박해민(35) 얘기다.

박해민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 중인 2025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잘 이끌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마지막 해를 앞두고 있다. 그래서 주장 선출이 놀랍다면 놀랍다.

그는 “시즌 끝나고 선수들 전체 회식 자리에서 뽑혔다. 내가 될지 몰랐다. 최종적으로 감독님이 허락을 해주셔야 하는 부분인데, 흔쾌히 ‘잘해보라’고 하셨다”고 돌아봤다.

이어 “열린 마음으로 듣는 것이 내 방식이다. LG 일원이라면 나이와 무관하게, 팀에 좋은 얘기라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잘 듣겠다. (오)지환이가 했던 섬세함은 따라가기 힘들겠지만 최대한 끌고 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해민은 “든든한 (김)현수 형, 세심한 지환이, 그리고 항상 잘해주는 (박)동원이, 투수 쪽은 (임)찬규가 알아서 잘 돌아가게 해주고 있다. 특히 지환이는 비시즌부터 통화도 많이 하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 내 훈련에도 집중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강조했다.

2022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60억원에 계약하며 정든 삼성을 떠나 LG에 왔다.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묵묵하게 자기 역할을 해냈다. 2022~2024년 3년 연속 144경기 전 경기 출전이라는 기록도 썼다.

마지막 시즌이 다가온다. 할 일이 많다. 비단 주장이어서가 아니라, 선수 박해민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 알고 있다.

박해민은 “2024시즌은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부분은 거의 없었다. 굳이 말한다면 도루 개수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수비까지 안 되면 은퇴해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수비만은 놓치지 말자고 생각한다. 내 수비를 통해서 투수들 평균자책점도 낮출 수 있고, 팀에 결정적인 승리도 가져올 수 있다. 제일 잘할 수 있는 수비만큼은 놓지 않겠다.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격도 놓쳐서는 안 된다. 특히 ‘도루’와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도루는 가장 자부심 있다. 애정 가는 기록이다. 400도루 이상 했다. 500도루도 바라볼 수 있다. 도루 기록 세워보고 싶다”고 짚었다.

또한 “타격이 받쳐줘야 한다. 비시즌에도 레슨장에 가서 부족했던 타격 위주로 준비했다. 1월10일 먼저 미국에 들어와서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배우고 훈련하면서 비시즌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통산 타율 0.285에 출루율 0.351이다. 아주 높은 편이 아니다. 2024시즌에는 타율 0.263, 출루율 0.336을 기록했다. 박해민 스스로 만족스러운 점이 없다고 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래도 도루가 43개에 달한다.

안타나 볼넷 등을 통해 출루해야 도루도 가능하다. ‘선결 과제’다. 그래서 박해민도 타격에 더 공을 들리고자 한다. 0.290~0.300 수준의 타율을 보인다면, 출루율도 3할 후반까지 만들 수 있다면, 도루 또한 자연스럽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411도루다. 89개 더 만들면 500도루. 그리 머지않았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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