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지난 2019년 연예계를 발칵 뒤집은 ‘버닝썬’ 사태를 조명한 영국 BBC 방송의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BBC 탐사보도팀 ‘BBC Eye’가 제작한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하다’에는 사건을 보도한 본지 박효실 기자와 SBS연예뉴스 강경윤 기자의 취재 과정과 함께 비밀 대화방에 올라온 메시지와 동영상들이 적나라하게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영상에 따르면 2016년 9월 정준영의 불법 촬영 혐의를 최초 보도한 본지 박효실 기자는 당시 정준영의 여자친구였던 한 여성이 정준영이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했다는 내용을 제보받고 취재를 시작했다.

그러나 정준영은 피해 사실을 증명할 유일한 열쇠인 휴대전화를 경찰에 제출하지 않고 사설 포렌식 업체에 맡겼다. 박 기자는 “포렌식 업체에 맡겼다는 말에 경찰은 직접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대신 보고서를 요청했다. 그렇게 해서 대충 수사 자체를 종결짓는 데 의미를 두는 수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정준영의 전 연인이 증거가 불충분하면 당신이 무고죄로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두려워했고, 이후 정준영에 대한 고소를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피해자의 고소 취하고 이후 박 기자는 온라인상에서 온갖 악성 댓글에 시달렸으며, 일부 정준영의 팬들로부터 전화와 이메일로 협박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박 기자는 “전화를 받지 않으니 외설적인 사진을 담은 메시지가 날아들었다”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던 2019년 정준영을 둘러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정준영은 자신의 휴대전화 포렌식 복사본이 있다는 걸 몰랐고 3년 후 해당 휴대전화의 대화 내용이 유출 된 것이다. 본사본을 열람할 수 있던 누군가로부터 이들이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전달받은 SBS 연예뉴스 강경윤 기자는 “2016년 언론에 보도된 피해 여성의 영상은 없었지만, 정준영이 다른 여성들과 찍은 수많은 영상을 비롯해 익숙한 다른 얼굴들도 포착됐다”고 말했다.

한시간 분량의 해당 다큐멘터리에서는 두 기자의 취재 뒷얘기 뿐 아니라 그룹 카라 멤버인 고(故) 구하라가 버닝썬 사건 취재에 있어서 큰 도움을 줬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강 기자는 “단체 대화방에 언급되는 경찰이라는 사람이 누군지가 가장 풀리지 않는 숙제였는데, 구씨라는 존재가 등장해 그 물꼬를 터 줬다”며 “대화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이라는 인물이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최종훈이 입밖으로 꺼낼 수 있게 도와줬다”며 구씨가 본인도 리벤지 포르노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선뜻 돕겠다고 나섰다고 회상했다.

구하라는 2018년 10월 불법촬영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전 남자친구를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다큐멘터리 ‘버닝썬-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하다’는 현재 조회수140만회를 넘기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이 다큐는 오는 6월부터는 BBC 뉴스 TV 채널에서 시리즈로 방영될 예정이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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