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조은별 기자] “은퇴는 국민투표로!”

유례없는 ‘은퇴투어’에 돌입한 ‘가황’ 나훈아의 공연이 열린 27일 인천 송도컨베시아 외벽에 붙은 플래카드 문구다.

지난 2월 언론에 배포한 자필 편지에서 “‘박수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를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며 은퇴를 시사했던 나훈아는 이날 인천 공연에서 본격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내가 돌아서는 모습에 (관객들이) 서운해하지 않으면 내가 얼마나 슬프겠냐”며 박수칠 때 떠나는 것임을 강조했다.

또 “은퇴라는 말을 왜 안 하느냐고 하는데, 그 말이 싫어서다. 꼭 밀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라며 “저는 아직 할 수 있는데 마이크를 내려놓는 것이다. 이제 진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이제 노래를 못 부른다. 앞으로 피아노 앞에도 앉지 않고, 기타도 잡지 않겠다. 여러분이 (저 대신)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내에서 건강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대형 가수가 ‘은퇴투어’를 개최하는 건 나훈아가 유일하다.

그는 인천 공연을 시작으로 5월 11일 청주, 18일 울산, 6월 1일 창원, 15일 천안, 22일 원주, 7월 6일 전주 등에서 투어를 이어간다. 마지막 공연은 서울에서 개최해 성대한 은퇴식을 가질 계획이다.

나훈아의 은퇴 발표에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돼 암표가 성행하기도 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건 여전히 카랑카랑한 나훈아의 성대와 체력이다. 그는 150분간 이어지는 공연을 너끈히 소화해냈다. 공연 내내 의상만 15번에 걸쳐 갈아입었다. 심지어 토요일은 15시와 19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무대에 선다.

나훈아 자신도 건강문제 때문에 은퇴하는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 건강검진을 했는데 혈액검사 수치가 멀쩡해 의사도 놀랐을 정도”라며 “유튜브에서 점쟁이가 내가 내년에 죽는다고 하는데 전부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은퇴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앞으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거다. 안 가본 데 가보고, 안 먹어본 거 먹고, 안 본 거 보면서 살 것”이라고 했다.

나훈아를 잘 아는 한 측근은 “다른 가수들이 건강 등 문제로 물리적으로 공연을 하기 힘들어 자연스럽게 은퇴하는 것과 달리 나훈아는 가장 빛나는 순간 자신의 은퇴식을 성대하게 치르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 측근은 “은퇴 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아는 바가 없다. 아마 여행을 떠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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