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가황 나훈아가 데뷔 58년 만에 은퇴 무대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나훈아는 지난 27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2024 나훈아 콘서트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인천 공연을 열었다.

이날 공연은 지난 2월 나훈아가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박수칠 때 떠난다’ 등의 문장을 담은 손 편지와 함께 기습 발표한 마지막 전국 일주의 첫 공연이다. 이번 투어는 인천 이후 5월 11일 청주 석우문화체육관, 18일 울산 동천체육관, 6월 1일 창원 창원체육관,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22일 원주 원주종합체육관, 7월 6일 전주 전주실내체육관 등을 돈다.

본격 공연 시작에 앞서 나훈아는 “오늘 귀하신 시간 내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오늘 무조건 잘하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이날 나훈아는 “내가 그만두는 게 섭섭하냐?”는 질문에 관객들이 “섭섭하다”고 답하자 “그래서 그만둔다. 내가 돌아서는 모습에 서운해하지 않으면 내가 얼마나 슬프겠냐?”면서 숙고 끝에 은퇴를 선택한 것을 암시했다.

공연 말미 나훈아는 “은퇴라는 말을 왜 안 하느냐고 하는데, 그 말이 싫어서다. 꼭 밀려가는 것 같은 느낌이기 때문”이라며 “저는 아직 할 수 있는데 마이크를 내려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진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이제 노래를 못 부른다. 여러분이 (저 대신)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고마웠습니다’ 공연 개최 소식을 밝힌 지난 2월 나훈아는 편지글로 “한 발 더 한발 걸어온 길이 반백 년을년을 넘어 훌쩍 오늘까지 왔다”며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가슴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기에 ‘고마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말에 저의 진심과 사랑 그리고 감사함을 모두 담았다”고 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나훈아는 ‘명자’, ‘홍시’, ‘사랑’, ‘무시로’, ‘울긴 왜 울어’,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사모’, ‘정이 웬수야’, ‘18살 순이’, ‘갈무리’, ‘비나리’, ‘잡초’, ‘공’, ‘청춘을 돌려다오’, ‘남자의 인생’ 등 히트곡으로 사랑받은 한국 대표 가수다.

2020년에는 ‘테스형’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한 그는 현역 가수로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왔다. 가창력은 물론, 남다른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하고, 1200곡 이상 만들며 ‘가황’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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