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양재=정다워 기자]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김연경(36·흥국생명)과 양효진(35·현대건설)은 다음시즌에도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김연경(36·흥국생명)은 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한 후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 구단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다음시즌 많은 팬을 위해 한 번 더 도전하기로 했다”라며 직접 현역 연장을 발표했다.

김연경은 이번시즌을 끝으로 흥국생명과의 계약을 마무리된다. 재계약을 하든지, 은퇴하든지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은퇴는 아깝다. 김연경은 여전히 V리그 최고의 선수이자 스타다. 2023~2024시즌에도 김연경은 국내 선수 득점 1위에 수비 각종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게다가 흥국생명은 이번시즌에도 우승하지 못했다.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현대건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대로 떠나기엔 성적도, 실력도 아쉬움이 남는다.

김연경의 우승을 막은 양효진은 친한 언니이자 선배, 친구의 선택에 박수를 보냈다. 양효진은 “언니의 결정을 미리 들어 알고 있었다”라면서 “나는 솔직히 언니가 더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V리그에서 같이 뛸 수 있다면 나도 좋다. 그래서 언니에게도 정말 잘 결정했다고 이야기했다”라며 김연경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이날 김연경은 양효진과 MVP를 놓고 경쟁했다. 김연경이 20표, 양효진이 5표를 받아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김연경은 수상 후 “후보에 양효진이 올라왔다고 생각해 내가 받겠구나 했다. 개인적으로 양효진보다는 나았다고 본다. 실바나 정규리그에 좋은 화력을 보인 선수였으면 경쟁이 됐을 것 같다”라며 절친을 ‘디스’했다. 양효진도 익살스러운 포즈로 화답했다.

공식석상에서 거침없이 농담을 꺼낼 정도로 가까운 사이. 두 사람은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함께했고, 지난 2021년 도쿄올림픽 4강을 합작한 후 나란히 태극 마크를 반납했다. 서로의 마음을 잘 아는 만큼 현역 연장을 응원하는 마음이 크지만 양효진은 다음시즌에도 김연경의 ‘화려한 피날레’를 막아서야 하는 입장이다.

양효진은 “언니를 상대하는 마음은 늘 똑같다. 항상 같은 마음으로, 이번시즌처럼 열심히 준비해서 싸우겠다”라며 승부에서는 양보가 없을 것이라 예고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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