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최근 금융권이 스타 모시기에 열중하고 있다. 흥행 보증수표로 떠오른 가수, 배우, 아이돌 등 다양한 연령대의 모델을 섭외하고 있다. 지난해 잇따른 폐단과 부실한 내부 통제로 도마 위에 올랐던 국내 금융권이 스타를 앞세워 다시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는데, 과연 ‘국민 호감’ 스타를 통해 고객 불신에서 탈피할 수 있을까.

우리은행은 우선 MZ세대 고객 잡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15일 대세스타 아이유에 이어 인기 신인 아이돌 라이즈를 추가 발탁했다. 라이즈는 지난해 9월 데뷔한 SM의 보이그룹으로 단기간 많은 팬을 끌어모았으며 알파세대, MZ세대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은 A(ACE)세대 ‘김희애’, M세대와 X세대를 아우르는 국민 여가수 겸 배우 ‘아이유’에 이어 잘파(Z+알파)세대 ‘라이즈’를 광고모델로 발탁해 세대별 맞춤형 광고모델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라이즈의 세련된 음악과 젊은 세대들이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을 지향하는 우리은행은 닮은 점이 많다”라며 “라이즈와 함께 MZ세대뿐만 아니라 잘파세대도 사랑하는‘ Young’한 은행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나금융은 우리은행과 달리 시니어 고객에 집중했다. 지난 23일 하나금융그룹은 기존 축구선수 손흥민에 이어 추가로 가수 임영웅을 대표 모델로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하나금융그룹의 임영웅 마케팅은 성공적이다. 19일 기준 하나은행 공식 유튜브에 게재된 ‘자산관리의 영웅은 하나!’ 광고 영상 조회수는 100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임영웅의 전 연령을 아우르는 인기와 꾸준히 선행과 기부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점을 발탁 배경으로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명동 사옥과 한남동 사옥 등 건물 외부에 설치하는 특대형 현수막과 영업점에 배포되는 임영웅 입간판 등 다양한 광고물들을 곳곳에 배치해 홍보 중이다.

업계에선 하나금융그룹의 임영웅 마케팅이 시니어 고객 끌어모으기에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이런 시니어 고객은 퇴직 연금, 금융 투자 등 금융업계의 큰손 고객으로 금융권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하나은행 임영웅 굿즈는 거래 고객에게만 지급돼 신규 고객을 유입하기에도 적합하다.

실제 임영웅 팬층의 주류인 시니어 고객들은 관련 굿즈 상품들을 받기 위해 영업점을 오픈런 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임영웅 발탁이 곧 하나금융의 고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하는 이유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2년 뉴진스를 모델로 발탁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은행권에서 무료 환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자 뉴진스가 출연한 ‘SOL트래블 체크카드’ 영상광고를 공개하고 ‘SOL트래블 체크카드’ 환율 우대사항을 홍보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1년도부터 피겨 레전드 김연아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이후 2021년 인기 걸그룹 에스파에 이어 지난해 3월 배우 박은빈을 모델로 내세웠다.

NH농협은행은 배우 한소희와 지난 2021년도부터 인연을 맺어왔지만 최근 관계를 정리하고 새 모델을 발탁해 곧 홍보 촬영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소희는 류준열(37)과 열애 인정 후 ‘환승연애’ 의혹에 현재 논란의 중심이 됐다.

이처럼 각 금융권은 회사의 얼굴로 스타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권의 스타 모시기에 따가운 눈길을 보낸다.

배임과 횡령이 반복되는 등 은행권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고 최근엔 ELS 자율배상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에서 15조원 넘게 판매한 홍콩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 ELS 상품을 중심으로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하고, 불완전판매 사례까지 확인됐는데, 이 같은 상황에 고액의 금액을 쥐여주며 스타와 계약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금융권은 현재 자율배상에 집중해 기존 고객들에게 신뢰를 사는 것이 맞다”며 “현재 투자 피해자들은 고위험 상품으로 인해 노후 자금, 결혼 자금, 주택 자금 등을 잃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고액 계약으로 스타를 내세워 호감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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