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자비는 없다. 몸쪽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2번타자 오타니 쇼헤이(30·LA다저스)가 첫 시범경기부터 홈런포를 가동했다. 오타니 앞뒤로 강력한 타선이 버티고 있다. 투수들이 피할 명분이 없다. 많은 투수들이 오타니에 제물이 될 처지에 놓였다.

오타니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오타니는 찬스에 강하다. 5회 2사 2루에서 시카고 투수 도미닉 레온(33)이 몸쪽으로 던진 공을 경쾌하게 걷어 올리며 투런 홈런을 쳤다. 풀카운트가 되자 도미닉 레온은 몸쪽으로 볼을 던졌다. 오타니 먹잇감이였다.

오타니가 올해 타자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오타니는 투타겸업이 가능하다. 다만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로 올해 투수는 포기하기로 했다.

오타니는 2번 타자일 때 빛이 난다. 2번 타자로 나섰을 때 통산 240경기에서 OPS(출루율+장타율) 1.013를 기록했다. 3번 타자로 통산 247경기서 OPS 0.856이다. 2번타자가 더 낫단 얘기다.

오타니 홈런에 감독 얼굴에도 화색이 돈다. LA다저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 프리먼, 베츠를 보면 얼굴에 큰 빛이 난다”고 말했다.

오타니가 2번 타자에 둔 건 의미가 크다. 앞뒤로 타자들이 쟁쟁하다. 거를 타선이 없다. 오타니가 1번(무키 베츠) 리드오프와 3~5번 클린업 트리오(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 맥스 먼시)를 연결할 테이블 세터 역할이다. 감독 예측대로라면 올 시즌 LA다저스 타선이 불을 뿜을 수 있다.

MLB.com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프레디 앞에서 타격을 하면 1루에서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고 잠재적인 도루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프레디 뒤에 윌 스미스가 있는 것은 정말 많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프레디’ 조합도 기대가 된다. 로버츠 감독은 “두 타자의 DNA를 보면 프레디보다는 오타니가 더 자유로운 스윙을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프레디 같은 선수가 뒤에 있으면 투수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오타니를 특정한 방식으로 공격할 것이다. 프레디는 쇼헤이의 뒤를 지키는 가장 큰 존재”이라고 말했다.

오타니는 ‘7억 달러 사나이’(약 9천255억원)로 불린다. 역대 MLB 최고액 계약이다. 이적 첫 해, 타자로서 존재감이 크다. 다음 달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 2연전에 출격할 예정이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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