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 기자] 눈에 익은 MBC 중견 아나운서에서 ‘볼매’ 예능대세가 된 김대호가 드디어 스타들만 나오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하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10일 방송된 ‘유퀴즈’에 타방송국 소속인 김대호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회사의 허락을 받고 나왔다는 김대호에게 유재석은 “(외부활동 담당) 차미현 부장님이 연락했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시더라. 부장님이 우리 나경은씨하고 아주 친하다. 나경은씨랑 자주 놀러간다”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김대호는 1년전 MBC아나운서국 유튜브채널 ‘뉴스 안 하니’에서 인왕산자락에 위치한 집을 공개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나운서계 기안 84의 일상을 보여준 영상은 누적조회수 442만회를 돌파했다.

이후 유튜브채널 ‘일사에프-4춘기’로 진출하고 MBC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집보러 왔는대호’까지 차곡차곡 영역을 확장하며 마성의 ‘대호 유니버스’를 구축 중이다.

김대호는 “현재 파일럿 포함해서 고정이 7개다. 아나운서가 원래 하는 라디오뉴스, 사내행사 진행, 제작발표회 사회, ‘우리말 나들이’ 등이 있는데 추가로 여러 프로그램을 해야하니 바쁘다”라고 말했다.

몸은 바빠졌지만 직장인이다보니 회사 프로그램 출연은 1시간에 4만원 붙는 수당이 수입의 전부. 그래도 월급 받는 직장인이라는 안정과 고소득만큼 불안정성도 높은 프리랜서 사이에서 거취를 줄다리기 중이다.

그는 “내가 복권을 매주 사는데 5년만에 복권방 주인분이 알아보시더라. 인왕산 등산로에 우리집이 있는데, 밖에서 ‘여기가 거기야?’하는 말 소리도 들린다”라며 달라진 근황을 전했다.

특히 나이 들어가는 아들 혼사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던 부모가 달라졌다고. 그는 “엄마의 결혼 독촉이 줄었다. 예전에는 집에 내려가면 사진 주면서 선보라고 하셨는데 요즘엔 아예 없다. (선이) 하나도 안 들어오는게 아니라 엄마가 철벽 방어하는 것같다”라며 웃었다.

이상형에 대해 그는 “난 운명을 믿는다. 자만추. 요즘 방송을 많이 하니까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아서 좋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MBC ‘일밤-신입사원’을 통해 5509대1의 경쟁을 뚫고 아나운서가 된 김대호는 3년만에 사표를 쓰기도 했다. 그는 “준비 없이 입사하다 보니 스스로 자질이나 능력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국장님이랑 동기, 선배들이 사표 대신 쉬고 오라고 해서 3개월간 휴직했다”라고 말했다.

휴직 첫 1개월, 무작정 남미 아르헨티나로 떠났다는 김대호는 “아무 계획 없이 갔더니 그냥 너무 멀더라. 내가 뭘 원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라고 말했다.

석달 뒤 돌아온 김대호는 “나가보니 정말 MBC만 한 회사가 없더라. 사표 내면 바로 수리하지 누가 휴가를 보내주겠나. 돌아와 보니 더 고마움을 느꼈다”면서 “집이 시골이라 들깨농사 지은 걸로 들기름을 짜서 한병씩 선배들께 선물했다”라며 웃었다.

그렇게 ‘금쪽이’ 김대호를 품어준 MBC는 10년만에 예능대세로 훌쩍 성장한 김대호로 예능왕국의 아성을 탄탄히 구축 중이다.

유재석이 “신입사원에서 김 차장까지 14년간 나를 버티게 해준 힘이 뭐냐”고 묻자 고심하던 김대호는 “월급”이라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안정되고 규칙적인 월급이 크다. 이상하게 연말이 되면 관둘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통장을 보면”이라며 웃었다.

방송 말미 김대호는 출연료 4만원의 25배인 100만원의 상금을 반드시 타겠다면서 퀴즈에 집중력을 발휘했고, 정답 ‘살판’을 맞추고 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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