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기자] 롯데 야구는 뒷심이 약하다. 이른바 ‘봄데’(봄에만 강한 롯데)가 된 이유도 투수진에 있다. 중간계투가 흔들린다. 특히 왼손 투수 기근이다. 최근 롯데가 영입한 왼손 투수 진해수, 임준섭은 그래서 더 반갑다. 불펜 강화 핵심은 바로 ‘왼손투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가을야구를 기대할 수 있다.

‘왼손 에이스’ 출신 주형광 코치가 다시 롯데에 합류했다. 주형광 코치는 2019년 2군 투수코치를 끝으로 롯데를 떠났다. 부산 양정초 감독을 하며 프로와 인연이 끝나는 줄 알았다. 그가 다시 호출된 건 바로 ‘왼손 숙제’를 풀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롯데 투수진은 필승조와 추격조의 간극이 크다는 게 주 코치의 생각이다. 필승조 김원중, 구승민, 김상수, 최준용 외 투수들이 부실하다. 추격조를 보강해야 한다. 이에 주 코치는 ‘진해수-임준섭-김진욱’ 라인업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마무리 김원중 부담이 크다. 지난해 하반기엔 기량이 떨어졌다. 더구나 올해 프리에이전트(FA)다. 롯데 입장에서는 불펜 투수 육성이 시급하다. 과거 롯데가 정대현, 손승락 등이 마무리로 각광받다 오래가지 못한 것도 중간 계투 부실이었다.

올해 영입한 진해수와 임준섭은 부산 출신이다. 진해수는 경남중과 부경고를 졸업했다. 2005년 KIA에 지명된 이후 SK(현 SSG), LG를 거쳐 롯데에 안착했다. 진해수는 LG에서 왼손 필승조로 활약했으나, 올해는 19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3.68에 그쳤다. 임준섭은 부산중과 개성고를 졸업했다. 2012년 KIA, 한화, SSG를 거쳤다. KBO리그 통산 200경기 368.1이닝 12승26패 평균자책점 5.67을 기록했다.

김진욱은 롯데 4년차에 접어든다. 2023시즌 50경기에 출전해 2승1패 8홀드 평균 자책점 6.44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에는 평균 자책점이 7점대로 2군도 다녀왔다. 최고 시속 150㎞짜리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다. 배영수 전 투수코치는 “신체적인 능력과 운동 신경이 너무나 좋다” 며 “개인적으로 봤을 때 김광현 정도 능력은 있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제구다. 주자가 있을 때 자주 흔들린다. 그래서 스스로 무너진다. 스프링 캠프 숙제다.

주 코치는 KBO리그 최연소 승리·완투승 등을 일궈낸 경험이 있다. 이번 ‘진해수-임준섭-김진욱’ 라인업으로 불펜 뎁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예능 ‘최강야구’로 각광받은 정현수도 왼손이다. 다만 아직 즉시 전력감은 아니라는 게 주 코치 생각이다.

롯데가 불펜진에 공을 들이는 것도 가을 야구를 위해서다. LG가 29년만의 우승을 일궈낸 이유 중 하나로 왼손 함덕주의 공이 컸다고 입을 모은다. 함덕주는 지난해 57경기에서 4승4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1.62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네 경기에 등판해 1승을 올렸다.

주 코치는 3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일단 진해수, 임준섭, 김진욱에게 기회를 우선적으로 줄 것 같은데 캠프 때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특히 김진욱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고등학교 때도 충분히 잘했고, 지난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코치 역할일 것 같다”고 말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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