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이선균(48)이 27일 사망한 가운데 고인의 유작의 향방에 관심이 모인다.

이선균은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 두 편이 남겨졌다. 이선균의 마약 투약을 했다는 혐의가 보도된 이후 두 영화 모두 개봉 관련 논의를 미룬 가운데 이번 비보로 공개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제작비 180억원가량의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영화 ‘굿바이 싱글’(2016)의 김태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선균을 비롯해 배우 주지훈, 김희원 등이 출연했다.

이 영화는 내년 초를 목표로 개봉을 준비 중이었으나, 이선균의 마약 수사 소식이 알려지며 개봉이 잠정 연기됐다. 이 작품은 지난 5월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CJ ENM 관계자는 이날 “너무나 안타깝고 황망하다”며 “작품 관련 일정은 추후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개봉과 관련해 어떤 계획도 세운 바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약 90억원이 투입된 ‘행복의 나라’는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 속에 휘말린 한 인물과 그를 살리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변호사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고인의 마약 투약 혐의가 알려지긴 전 ‘행복의 나라’는 후반 작업 중이며, 개봉 시기를 조율 중이었다. 이 작품에는 배우 조정석, 유재명 등이 출연했다.

배급사 NEW 관계자는 “비보를 기사로 접했다.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작품 관련해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선균은 27일 서울 성북구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선균 매니저는 이날 오전 10시 12분경 “이선균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며 112에 신고했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오전 10시 30분경 성북구 모처에서 차 안에 의식 없는 상태의 남성을 발견했고, 조사 결과 이선균임을 확인했다. 해당 차량에는 불을 피운 흔적이 있었다. 이후 이선균의 시신은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자세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올해 이선균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배우였다. 출연작 대부분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SBS ‘법쩐’은 시청률 11%를 찍었고, 평단의 호평도 이어졌다. 이선균은 오는 29일 열리는 SBS 연기대상 대상 유력 후보였지만, 마약 스캔들로 인해 노미네이트엔 실패했다.

올해 4월에는 ‘킬링로맨스’가 개봉했다. 워낙 호불호가 강한 영화라는 점에서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1020을 위주로 한 MZ세대에서 뜨거운 반향을 얻었다. 유재선 감독의 데뷔작 ‘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한파가 불어닥친 영화계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위엄을 과시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상주로는 아내 전혜진이 빈소를 지킬 예정이다. 발인은 29일이고 장지는 전북 부안군 선영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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