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갈수록 뒷말이 무성한 올 시즌 K3리그 챔피언 화성FC의 새 사령탑 선발 논란에 구단주인 정명근 화성시장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화성시 복수 관계자는 10일 본지를 통해 “정 시장께서도 축구단(화성FC)이 예기치 않은 잡음에 휩싸인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최근 새 사령탑 공개 모집 논란에 이어 올해 팀 우승을 이끈 강철 감독이 최상위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소문까지 축구계에 확산하면서 구단에 재확인까지 했다”고 밝혔다.

화성FC는 세미프로인 K3에서 비교적 높은 예산을 바탕으로 축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K3에서 프로인 K리그2에 진출한 김포FC, 천안시티FC처럼 프로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화성FC는 예산을 고려하면서 프로로 전환해도 팀을 경쟁력 있게 이끌 풍부한 경험을 지닌 지도자를 바랐다. 그리고 황선홍 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과거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옌볜 푸더(중국), 대전하나시티즌 등을 거치면서 주요 대업을 이룰 때 수석코치 등으로 보좌한 강철 감독을 2022시즌을 앞두고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강 감독은 황 감독이 클럽을 이끌며 주요 타이틀을 차지할 때 탁월한 수비 전술 수립과 더불어 선수단과 가교 구실을 한 ‘준비된 지도자’였다.

보란 듯이 강 감독은 부임 전 12위에 머물렀던 화성의 수비 조직력부터 탈바꿈시켰다. 지난해 6위로 끌어올리더니 2년 차인 올해 K3 최다인 17경기 무패 기록과 더불어 17승9무2패(승점 60)의 압도적인 결과를 내며 우승까지 골인했다. 리그 28경기에서 42골을 넣고 단 21실점을 기록, 완벽에 가까운 공수 밸런스를 뽐냈다.

그런데 화성FC는 올 시즌 우승에도 차기 시즌 감독 공개 모집에 나서 궁금증을 낳았다. 강 감독은 11월 계약이 끝났다. 그는 화성FC가 차기 시즌을 대비한 선수 영입 테스트 등을 시행할 때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수 축구인과 팬은 지난 7월 이기원 신임 대표이사가 부임한 뒤 ‘새 판 짜기’ 과정에서 강 감독이 밀려난 것으로 해석했다. 시도민구단에서 자주 발생하는 정치적 인사와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이사는 최근 본지를 통해 “난 이쪽을 잘 모른다. (구단) 사무국에서 그렇게 한 이유를 보니 재단법인은 계약 만료가 되면 다시 공개 채용을 띄우더라. (강 감독이 다시 지원했을 때) 선임하든 안 하든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그 사람(강 감독)이 미워서 그러는 건 아니다. 나 역시 잘 몰랐다”고 말했다.

이 시기에 축구계 안팎에서는 최근까지 수도권 프로 구단 감독 대행직을 수행한 A지도자가 화성FC에 부임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실제 A지도자는 감독 공개 모집에 응했다. 구단 이사인 B씨는 지난 6일 이사회 직후 본지에 “A지도자가 이사진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 자연스럽게 강 감독을 내보내고 A지도자를 선임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올해 우승에 이바지한 주요 선수도 구단 처사에 강한 분노를 보이고 있다. 여러 선수가 이미 강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일이냐, 우리의 미래도 불확실한 것 아니냐”며 속상한 마음을 전했다.

축구단에 대한 자부심이 큰 구단주 정 시장도 이런 분위기를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무엇보다 화성FC가 ‘퍼펙트 우승’을 달성했고, 강 감독은 흠잡을 것 없는 리더십을 뽐냈다. 프로화 목표를 앞두고 구단이 어느 때보다 오름세다. 자칫 이번 논란으로 화성FC를 바라보는 축구계의 시선이 부정적으로 바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강 감독은 7일 열린 ‘2023 K3·K4리그 어워즈’에서 K3리그 최우수 지도자상을 받았다. 그러나 거취가 불투명해지면서 마냥 웃지 못했다. 그는 “1년간 고생한 선수, 구단 관계자 덕분이다. 내년에도 더 발전된 화성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사실상 이별 뉘앙스의 수상 소감을 남겼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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