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침착함과 세밀함을 더한 황희찬(27·울버햄턴)을 누가 막을쏘냐.

황희찬은 6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와 15라운드 맞대결에서 선제결승골을 터뜨렸다. 울버햄턴은 황희찬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승점 18을 확보, 12위에 자리했다.

황희찬은 마테우스 쿠냐, 파블로 사라비아와 함께 공격진을 구성했다.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황희찬은 전반 42분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사라비아가 번리의 패스 미스를 차단한 뒤 쿠냐에게 공을 내줬다.

쿠냐는 넘어지면서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황희찬에게 연결했다. 황희찬은 한 차례 속임 동작을 취한 뒤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의 물오른 결정력과 침착함이 돋보였다.

황희찬은 경기 후 번리전 최우수선수에도 선정됐다. 게리 오닐 울버햄턴 감독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프로페셔널하고, 팀에 놀라움을 줄 정도로 열심히 하는 훌륭한 남자다. 그의 수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무엇보다 2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황희찬은 리그 8골로, 득점 부문 공동 4위에 올랐다. 울버햄턴의 올시즌 전체 득점(20골)에 40%에 해당하는 수치다. 황희찬보다 골을 더 많은 넣은 건 대표팀 선배 손흥민(토트넘·9골)을 비롯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10골)와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4골)이 전부다. 황희찬은 올 시즌 줄곧 득점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더욱이 황희찬은 리그에서 2개의 도움을 이미 기록하고 있어 처음으로 EPL 한 시즌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 달성에도 성공했다. EPL에서 세 번째 시즌을 맞는 황희찬은 자신의 커리어하이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

그는 EPL 데뷔 시즌이던 2021~2022시즌 5골1도움, 2022~2023시즌에는 4골3도움을 기록했다. 두 시즌 동안 황희찬은 자신의 발목을 잡던 햄스트링 부상에 신음하며 공백기가 있었는데, 올시즌만큼은 다르다. 건강함을 바탕으로 내친김에 리그 첫 두 자릿수 득점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황희찬의 득점 행진은 문전 집중력과 침착함이 동반된 결과다. 그는 스피드를 활용한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가 강점이다. 약점으로 투박함이 꼽혔는데 올 시즌에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황희찬은 리그 15경기에서 22개의 슛을 시도했다. 그중 유효 슛은 9개다. 슛 대비 유효 슛 비율이 40.9%나 된다. 유효 슛 9개 중 8골을 터뜨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치다. 득점 톱10 안에 포함된 선수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유효 슛이다. 손흥민의 유효 슛도 20개다. 많지 않은 기회 속에서도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만큼 황희찬의 결정력이 유럽 최고의 무대 중 하나인 EPL에서도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황희찬이 깔끔한 마무리를 선보였다”라며 “비록 대화가 지연되고 있지만 울버햄턴이 황희찬을 새로운 장기계약으로 그를 묶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그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황희찬은 영국 현지의 관심을 계속 받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황희찬의 쾌속 ‘질주’를 막아 세울자가 없어 보인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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