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태형기자] 메이플스토리 등 인기 온라인 게임 홍보물에서 남성 혐오 표현이 다수 발견돼 게임사들이 발 빠르게 사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논란이 일자 홍보물 제작을 맡은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도 사과문을 올렸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만든 메이플스토리 직업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홍보 영상에 집게 손 모양으로 의심되는 장면이 등장했다. 집게 손 모양은 특정 커뮤니티에서 남성의 특정 신체부위를 조롱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유명 편의점, 치킨 브랜드 등 광고 홍보물에서 해당 손 모양을 사용하고 논란이 일자 사과한 바 있다.

메이플스토리 외에도 던전앤파이터, 블루아카이브, 이터널 리턴 등 주요 게임들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발생해 사과문을 공지했다. 논란이 일기 시작한 시점은 주말 밤 시간대였음에도 게임사들이 발 빠르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영상에서 지나가듯 나오는 손동작에 과잉 반응하는 것이 아니냐며 해당 논란을 일축하기도 했다. 이에 유저들은 다수 게임사 홍보 영상 제작을 맡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애니메이터가 과거 SNS를 통해 “은근슬쩍 스리슬쩍 ○○ 계속해줄게”라고 발언했던 것을 들며 그동안 ‘스리슬쩍’ 올린 혐오 표현들을 찾아내고 있다.

스튜디오 뿌리 측은 26일 “게임을 즐기시는 유저분들, 저희를 믿고 일을 맡겨주신 업체분들, 이 사태를 지켜보시는 많은 분께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후 넥슨 메이플스토리 김창섭 디렉터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김 디렉터는 “저희가 맹목적으로 타인을 혐오하고 그것을 드러냄에 있어서 일련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는 그런 문화, 그리고 그런 것들을 몰래 드러내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해서 저희가 얼마나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는지 입장을 말씀 드리는 것이 오늘 방송에서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혐오 표현에 대해 회사 차원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작가가 협업한 것으로 알려진, 혹은 파악한 모든 영상들은 모두 내리고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자 한다.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협업 영상이라 할지라도 모든 전수 조사 대상이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타인에 대한 혐오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문화와, 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메이플스토리를 유린하도록 절대로 허락하지 않겠다”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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