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여유만만한 지드래곤(35·권지용)과 고의성은 없다는 이선균(48), 억울하다는 유아인(37·엄홍식)까지.

연예계를 휩쓴 ‘마약 파동’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추가 범죄 혐의점이 공개되는가 하면, 일부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빠른 속도로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번 사태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위풍당당’ 지드래곤, 마약 간이검사 ‘음성’…여론도 반전?

지드래곤은 당당했다. 지난 6일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처음 출석한 그는 조사를 마친 뒤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날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약 4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지드래곤은 “제가 마약 범죄와 사실관계가 없다는 거를 입증하기 위해서 나온 조사”라고 못 박았다.

또한 “긴급 정밀검사도 (경찰에) 요청한 상태”라며 “수사기관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정밀검사 결과를 발표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억울함을 해소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현장에서 지드래곤의 여유로운 태도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스트레칭을 하거나 취재진의 질문에 코웃음을 치는가 하면, 경찰 조사 내용에 대해 “웃다가 끝났다”고 말한 뒤 “장난이다”라고 농담을 했다.

경찰은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채취한 소변과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밀 감정을 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 경찰이 추정하는 범행 시점이나 장소조차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지드래곤 역시 “경찰이 이날 조사에서 제시한 증거는 없었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만약 그의 주장대로 경찰이 지드래곤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할 경우 경찰에 비난이 쏠릴 가능성도 있다.

“마약인지 몰랐다”는 이선균, 수사 영향 미칠까…“무혐의 처분 가능성도”

2차 소환 조사를 마친 이선균은 마약 투약의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러한 진술이 향후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선균은 2차 소환조사를 위해 지난 4일 인천 논현 경찰서에 출석했다. 경찰은 대마·향정 혐의로 입건된 이선균의 마약 투약 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 상습 투약 여부를 확인 중이다. 이선균은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유흥업소 실장 A씨(29·여)에게 속아 마약류인 줄 모르고 투약했다’는 취지로 진술해 범행의 고의성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선균은 소변을 활용한 간이시약검사와 모발 등을 채취해 진행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1사 소환 조사 때 압수한 이선균의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이선균으로부터 일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선균에 대한 구속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선균이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한 정황을 발견하기 어려울뿐더러 도주 우려, 증거인멸 우려의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선균의 진술대로 마약인줄 모르고 투약했다면 무죄 가능성도 있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대마·향정 혐의를 적용할 땐 고의성이 중요한데 복용자가 마약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범행의 피해자로 간주된다”며 “이선균 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다리털 조사를 통해서도 마약 투약의 직접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무혐의 처분이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족 명의 도용에 마약 흡연 종용까지…‘점입가경’ 유아인, 첫 재판은?

오는 14일 첫 재판을 앞둔 유아인은 수면제 불법처방과 함께 마약 흡연을 종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2일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을 통해 유아인이 대마 흡연 장면을 유명 유튜버에게 목격당하자 ‘공범’으로 만들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흡연을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유튜버가 자신의 대마 흡연 사실을 외부에 알릴 것을 우려해 그를 ‘공범’으로 만들려고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아울러 검찰은 유아인이 9L가 넘는 양의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유아인에게는 아버지와 누나의 명의를 도용하는 등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스틸녹스정·자낙스정 수면제 1100여정을 불법 매수한 혐의도 적용됐다. 또 올해 2월 마약 혐의가 언론에 보도되자 지인들과 수사 대응 방안을 논의하면서 “휴대전화를 다 지우라”며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이같은 추가 의혹들이 세간에 알려진 가운데, 유아인 측은 “보도내용의 일부는 공소사실 내용과도 다른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진행될 재판 과정에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유아인의 첫 공판기일은 오는 14일이다. 이날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는 정식 공판기일로 기소 이후 처음으로 유아인이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어서 그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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