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기자] 풍요로운 가을 들녘에서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대규모 미술축제가 열린다.

들판에 있는 비닐하우스가 미술관으로 변신하고 추수를 마친 논밭에는 볏단과 오브제를 활용한 다양한 허수아비 조형물이 들어선다. 비어있는 곡물창고에는 마을박물관과 지역 농산물 장터가 들어선다. 마을 길가에는 형형색색의 설치미술 작품이 축제의 분위기를 띄운다. 한마디로 마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미술 전시장이자 축제장이 되는 셈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를 맞는 ‘보절아트페스타+하우스미술관’이 다음 달 3~12일, 10일간 전북 남원시 보절면 황벌리 은천마을 일대에서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규모를 대폭 확대해 다양한 예술작품이 어우러진 대규모 이색 축제로 치러질 전망이다.

미술 단체 ‘작가의 창작 숲’(회장 김해곤)이 기획한 이 페스타에는 남원과 전주 등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 60여 명이 참여한다. 농촌이 겪고 있는 인구 소멸 문제와 어려운 경제 상황을 예술 프로젝트를 통한 지역 활성화로 극복해 보겠다는 취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황벌리 은천마을 비닐하우스 3동이 각각 갤러리로 변신한다. 갤러리에는 아름다움(美), 쌀(米), 맛(味) 등 이른바 보절 3미를 주제로 다양한 회화작품과 사진, 조각, 영상 그리고 설치미술이 전시된다.

먼저 ‘갤러리1-미(米)관’에서는 쌀과 볏짚, 흙 등을 활용한 강술생 작가의 설치작품이 전시되고, 전시와 함께 방문자센터와 체험교실이 운영된다. ‘갤러리2-미(美)관’에서는 회화와 조각, 설치미술 등 지역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갤러리3-미(味)관’에서는 어린이와 학생들이 준비한 그림과 글 등이 전시된다. 또한 보절면사무소 뒤 농협창고는 ‘문화살롱’으로 변신해 농부를 테마로 한 마을 박물관과 지역농산물 장터가 열린다.

비어있는 가게 2곳도 갤러리로 운영된다. 보절 최초의 다방자리(팔육다방)는 서각 갤러리로 보절 최초의 정류소이자 구멍가게는 동화 갤러리로 각각 변신한다. 특히 동화 갤러리로 변신한 구멍가게에서는 따뜻한 한국적 감성으로 사랑받는 오치근 동화작가의 다양한 원화를 만나볼 수 있다. 오치근 그림책 컬렉션(전5권)에 실렸던 그림들이다.

마을 논길에는 다양한 개성을 뽐내는 허수아비 조형물이 들어선다. 보절 지역의 볏단과 오브제를 활용해 만든 조형물로 지역 예술가들이 도움을 받아 마을주민이 직접 만들어 더욱 의미있다. 가을 풍경과 어우러진 허수아비가 축제의 흥겨움을 더한다.

마을 길가와 다리 위에는 화려함을 뽐내는 거대한 미술작품이 설치된다. 설치미술 작품인 ‘보절의 바람을 담은 오색깃발’로 병풍처럼 늘어선 대나무에 메시지를 적은 오색천 조각을 붙여 만든 작품으로 인스타그래머블한 풍경을 펼쳐낸다.

보절아트페스타위원회 소인섭 위원장은 “많은 사람이 흥겹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마을주민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했다”며 “풍요로운 가을 속 여유로운 농촌 풍경과 함께 다양한 예술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축제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를 기획한 작가의 창작 숲 ‘김해곤 회장’은 “이번 미술축제는 예술을 통해 농촌이 안고 있는 인구 소멸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농촌 재생 프로젝트”라며 “특히 올해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호응 덕에 진정한 주민 주체 행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농촌 예술 프로젝트를 더욱 활성화해 대한민국 농촌이 활기를 되찾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작가의 창작 숲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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