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마지막처럼’ 공연장을 불태웠다. 딱 지구 한바퀴에 달하는 총 66회 월드투어를 통해 다시금 최초·최고·최다 타이틀을 새로 쓰는 기념비적 발자취를 남겼다. K팝 원톱걸그룹으로 성장한 걸그룹 블랙핑크의 이야기다.
지난 16일과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월드투어 ‘본 핑크 피날레 인 서울’(‘BLACKPINK WORLD TOUR BORN PINK FINALE IN SEOUL’)는 이들이 왜 현존하는 최고의 걸그룹임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이번 공연에 앞서 블랙핑크는 11개월간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동 등 24개국·34개 도시서 64회차에 걸쳐 그 지역 대형 스타디움 및 아레나 공연을 모두 매진시켰다. 블랙핑크의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총 180만명에 달한다. 이는 K팝 여성 가수 최대 규모다. 영국배우 휴그랜트, 할리우드 스타 조니뎁의 딸도 블랙핑크 공연을 관람하며 ‘블링크’(블랙핑크 공식 팬클럽)임을 인증했다.

월드투어의 대미를 장식한 고척스카이돔에서 걸그룹이 공연하는 것도 블랙핑크가 처음이다. 예매부터 ‘피켓팅’(피튀기는 예매전쟁)이 이어졌고 양일에 걸쳐 약 3만 5000여 관객을 만났다.
월드투어 수익도 전세계 걸그룹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예매체 올케이팝은 블랙핑크가 이번 월드투어로 2억 6450만 달러(약 350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블랙핑크는 이미 투어 시작 2달 만에 7800만 달러(약 1031억원)의 수익을 올린 바 있다.
이들의 ‘월드클래스’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히트곡 ‘뚜두뚜두’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는 K팝 아이돌 그룹 최초로 21억건을 돌파하며 K팝 그룹 뮤직비디오 최초∙최고∙최다 조회수를 매분 매초 자체 경신 중이다. 지난해 발표한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는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에 랭크됐다. 여성그룹이 ‘빌보드200’ 정상을 밟은건 14년 5개월만이다.

지난 4월과 7월엔 아시아 아티스트 최초로 세계 최대 음악 축제인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과 영국 하이드파크의 헤드라이너로 활약하며 ‘월드 클래스’ 면모를 드러냈다.
지난 13일 미국 뉴저지주 푸르덴셜 센터에서 개최된 ‘2023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블랙핑크는 시상식에 불참했음에도 ‘베스트 안무’(Best Choreography), ‘올해의 그룹’(Group of the Year) 부문 수상자로 호명되며 2관왕에 올랐다.
이 외에도 최근 지수의 솔로 싱글 ‘꽃’까지 멤버 전원이 솔로 아티스트로서도 각자의 영역에서 새로운 커리어하이를 써내려가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그룹인만큼 블랙핑크와 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동행여부가 전세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멤버 리사가 고향인 태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수백억 원이 넘는 금액으로 영입 제안이 들어왔다는 설이 돌기도 했으나 YG 측은 “현재 재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말을 아껴왔다.
일각에서는 이번 월드투어 공연이 사실상 블랙핑크 완전체 마지막 무대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

한 가요계 관계자는 “블랙핑크는 YG의 기둥인 동시에 최대 리스크가 됐다”며 “일부는 YG에 남고 일부는 이적할 가능성도 있지만, 전속계약 해지가 곧 그룹의 해체는 아니기 때문에 K팝의 상징 그룹과도 같은 블랙핑크의 앨범, 공연은 이어갈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추측했다. 블랙핑크 멤버들은 월드투어의 대장정의 마지막 날인 서울 공연에서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영원히 이럴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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