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전북 현대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결과를 얻지 못하는 가운데 경기력까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전북은 최근 K리그1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무2패로 주춤하고 있다. 5경기에서 얻은 승점 3에 불과하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 부임 후 경기 내용과 관계없이 실리는 챙겼던 것을 고려하면 분명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전북은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30라운드 경기에서 최하위였던 강원FC에 1-3 완패를 당했다. 두 골 차 경기였지만 경기 내용만 보면 더 많은 골을 허용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전북은 강원에 무려 18회 슛을 허용했다. 특히 전반전에는 13회나 내줬다. 강원의 골 결정력이 조금만 좋았다면 ‘참사’에 가까운 스코어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후반 들어 문선민을 이용해 반격에 나서긴 했지만, 악천후 속 접전에서 밀리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리그 꼴찌에게 경기력에서 압도당했다는 점에서 이날 패배는 전북에 더 쓰리게 다가온다.

결과보다 문제인 것은 경기력, 내용이다. 최근 전북은 위협적인 경기를 거의 하지 못한다. 페트레스쿠 감독과의 짧은 ‘허니문’을 마쳤지만 아직은 자신의 색깔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취임 당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다. 팀 스타일은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이기는지에 대한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나 자신의 목표 또한 오로지 승리”라고 말했는데 스타일도, 결과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김두현 전 감독대행 시절보다도 경기 내용과 결과 등 모든 면에서 못한 모습이다.

박재용과 백승호, 송민규, 박진섭, 김정훈 등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5명이 차출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공수에 걸쳐 팀의 핵심인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에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결승까지 간다고 가정하면 이들은 약 3주 정도 더 자리를 비운다.

최근 분위기를 보면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걱정까지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대회에 참가하는 K리그1 팀 중 가장 수월한 대진표를 받았다. 방콕 유나이티드(태국), 라이언 시티(싱가포르), 킷치(홍콩) 등 동남아 팀과 F조에 들어갔다. 일본이나 중국, 호주 등 동아시아의 까다로운 상대를 모두 피하면서 조별리그 통과를 낙관해도 이상하지 않는 운이 따랐다.

전북 입장에서는 20일 홈에서 열리는 킷치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 중요해졌다. 결과와 함께 내용까지 잡아야 한다. 안방에서, 그것도 조 최약체에 가까운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것은 전북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만약 이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침체한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전북은 현재 파이널A 진출을 확신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킷치전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한 후 주말 K리그1까지 가야 흐름을 탈 수 있다. 전북은 K리그1 31라운드 상대는 최근 리그에서 기세가 가장 좋은 광주FC다. 자칫 무승 기간이 길어지면 시즌 막판 진짜 위기에 몰릴 수 있다.

weo@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