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FC안양 이우형 감독이 지휘봉을 유지한다.
안양은 험난한 이적시장을 보냈다. 핵심 미드필더 안드리고가 청두 룽청(중국)으로 떠났다. 청두가 바이아웃을 지급하며, 구단도 이 감독도 손을 쓸 수 없었다. 안드리고는 올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6골8도움을 올리며 안양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거듭났다. 뼈아픈 전력 누출이다. 여기에 이적시장 마감을 이틀 앞두고 공격수 박재용(전북 현대)마저 잃었다. 2000년생 공격수 박재용은 이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로 성장했다.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이탈한 조나탄 모야의 공백을 메워왔다.
이 감독은 새롭게 영입한 공격수 브루노가 적응하는 동안 박재용을 기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박재용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만큼, 그때까지 브루노의 적응을 돕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물거품이 됐다. 안양은 부랴부랴 움직여 라에르시오, 이동수, 공민현, 류승우 등을 보강했다. 다만 이는 안드리고와 박재용의 포지션을 보강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 감독은 지난 24일 부산 아이파크(1-2 패)전에서 패한 뒤 “많이 힘들다. 단장, 구단주께 거취를 상의하겠다. 팀에 변화가 필요하다. 이 시기를 놓치면 승격하기 힘들다. 구단은 물론 선수단도 분위기를 바꿔서 승격에 도전하기 위해선 이 방법이 맞다”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실제 이 감독은 사퇴 의사가 확고했다. 변화를 위해 스스로 팀을 떠나는 게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적시장에서 주축 이탈로 인한 분위기 저하도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이 감독은 부산전이 끝난 뒤 선수단과 별도로 안양 팬에게 인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26일 오전 구단을 방문해 고위 관계자와 장시간 논의했다. 이후 구단주인 최대호 안양 시장과 면담했다. 최 시장은 이 감독의 사퇴를 ‘완고’하게 말렸다. 시즌이 한창이라는 점 그리고 안양의 현재 성적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최 시장의 만류에 이 감독도 잔류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안양은 순위는 4위(승점 35)지만, 2위 경남FC(승점 37)와 승점 격차는 2에 불과하다. 선두 김천 상무(승점 42)와 간격도 7점이다. 김천의 상승 흐름이 가파르지만, 15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좁히지 못할 격차는 아니다. 이 감독이 안양 지휘를 계속하는 가운데, 오는 30일 홈에서 김천을 상대한다. 안양이 김천을 꺾으면, 격차가 4점으로 줄어든다. 최고의 분위기 반전은 승리다. ‘심기일전’한 안양과 이 감독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beom2@sportsseoul.com
기사추천
0